매일 5키로를 달리는게 이제 완전히 습관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5키로를 달리는 것이 쉽지가 않다. 그래서 운동이 충분히 될것이라 생각했는데 매일 5키로를 달려도 체중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 단지 유지가 될 뿐이다. 나가 너무 잘 먹어서 인지 너무 느리게 달려서 인지 그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다. 체중을 조금 감량하고 싶은 마음에 이제부터 5키로보다 조금 더 뛰어볼 생각이다. 그리고 속도도 조금 더 내어보려 한다. 일주일에 3일은 5키로, 나머지 날들은 1~2키로 정도를 더 달려볼 생각이다.
매일 뭔가를 꾸준히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변화를 좋아하는 인간의 본능이 매일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데 지루함을 느끼게 해준다. 그래서 달리는 장소도 달리는 속도도 변화를 주어보기도 한다. 신갈천을 주로 달렸었는데 요즘은 동네의 주택가 산책로를 달리면서 지루함을 달래본다. 우리 동네 산책로엔 이제 제법 울창한 예쁜 나무 숲길들이 꽤 있다. 그 산책로들을 달리다 보면 울창한 나무들의 행렬이 시원한 그늘을 선사한다. 한 여름에 달려도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그늘이 참으로 감사하다. 매번 그 자리에서 아무런 조건도 없이 우리에게 그늘을 내어주는 나무들을 보며 잠시 생각에 잠긴다. 나는 누군가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그늘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인가?
나의 자녀에게,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그리고 내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게 난 어떤 존재인가? 요즘은 타인과의 관계가 필요에 의해서 맺어지고 끊어지기도 한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철저히 생존을 위해 연결되고 끊어지는 관계들 속에서 먼저 조건없이 사랑과 호의를 베푸는 관계를 찾아보기 힘들다.
나는 과연 주변인들에게 어떤 존재가 될 수 있을까? 그리고 많은 사람들과 조건없이 마음을 주고 나누며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삶은 가능할까? 오늘도 달리며 나의 삶의 의미를 생각해 보는 시간 자체가 감사하다. 조금 더 살만한 세상, 조금 더 따뜻한 세상을 그려 보며 하루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