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예전보다 많은 자유가 보장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해왔다. 실제로 우리가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진 것이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우리는 보이지 않는 굴레 속에서 진정한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도 한 것 같다.
나의 사랑하는 두 아이는 영혼이 아주 자유로운 아이들이다. 고등학교 1학년 1학기까지 학교를 다니고 자퇴를 한 두 아이는 학교 밖 청소년이 되어 편견어린 시선 속에서 살아가지만 그런 편견에 얽매이지 않고 나름대로 자유를 만끽하고 있는 듯 하다. 자유로운 아이들의 생활을 지켜보자면 때로는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아이들의 삶을 지켜보면서 한편으로는 사회적인 고정관념과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나의 십대와 이십대 시절을 돌이켜 보곤 한다. 무의식 중에 어른들의 시선에 착한 아이로 비치고 싶어서 모범적이고 성실한 아이로 살아왔던 나는 이십대를 시작할 무렵 모르는 것 투성이에 처음 접하는 것들에 대한 두려움이 아주 컸던 기억이 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할 때마다 내 안의 두려움과 싸워야만 했다. 말 그대로 온실 속 화초 같았던 나의 이십대는 스스로 물리적 정신적으로 독립하는데 꽤 오랜 기간이 걸렸었던것 같다. 막상 주어진 자유는 경험해 보지 못한 것 투성이였던 내가 두려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렇게 내가 진정한 나의 자유의지를 발현하는데 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려 사십대가 되어서야 비로소 난 나 자신에 대한 깊은 고민과 함께 진정한 나의 삶을 찾기 시작했다.
요즘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더 좋은 것을 주고 더 빠른 길로 인도하기 위해서 안간힘을 쓴다. 하지만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자유를 경험해보지 못한 아이들은 자유가 주어지면 어떻게 자유를 누리는지 알 수가 없고 두렵기까지 할것이다.
최근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의 부모님들께 난 아이들에게 일찍부터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연습을 해야한다고 종종 말씀 드린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부모님들도 계시고 사회적인 시스템 때문에 그렇게 하기가 어렵다고 말씀하시는 부모님들도 있다.
아이들이 이 복잡하고 변화무쌍한 세상에 한 독립체로 성장하고 생존하기 위해서는 우리 부모들이 먼저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버리고 아이들이 자유로운 선택을 하고 책임질 수 있는 기회를 주려는 의도적인 노력을 해야하리라 생각한다. 음식도 먹어봐야 맛을 알듯 자유도 맛을 본 아이들이 더욱 잘 누릴 수 있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