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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에게 배신당한 순록 그리고 학

시베리아 문명의 동물들

by 스튜던트 비


산타의 배신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 순록은 산타클로스의 썰매를 끌고 날아다녔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그것도 옛이야기가 되었다. 이커머스를 통한 퀵배송이 늘게 되면서 인간 세상에서 산타클로스의 역할이 줄어들었고, 일이 없어진 산타는 급기야 그의 순록들에게 휴직을 권고한다. 1)




음악에 매료되어 시베리아로 이주한 순록


순록은 실직 이후 노르웨이의 민가를 어슬렁 거리다, 집안에서 흘러나오는 크리스마스 노래를 듣고 인간의 선율에 매료되어 버린다. 이때부터 순록은 음악 공부를 하기 시작했고, 이후 자신과 관심사가 같은 동물들이 시베리아에 모여 살고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곳으로 이주해버린다.




동물들에게는 음악이 꼭 필요하다


음악의 고향 시베리아로 간 순록은 재즈음악가로 변신한다. 하지만 순록이 재즈만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클래식부터 힙합까지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며 음악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세워나간다. 2) 순록은 음악이 단순히 감정을 정화하는 유희가 아니라 깊은 의미가 있는 그 무엇이라고 믿는다.






1) 산타는 "루돌프 네 코가 붉어서 비염이 의심되니 썰매는 이제 그만 끌고 병원에 가보렴."이라고 말했고 순록은 이에 분개했다.


2) 힙합 중에서는 천산갑의 미발매곡 '8,000마일. 부제: 니가 뭔데 끌라말라 하니.'를 좋아한다.



천산갑에 대해서 더 알고 싶으시면 아래를 클릭해 주세요.










강력한 오라클 후보였던 학


동물 세계에서 오라클 역할을 하던 흰 기린은 자신의 기력이 급속도로 약해지자 자신의 뒤를 이을 후예를 물색하게 된다. 이때 강력한 후보로 떠올랐던 동물 중에 하나가 바로 학인데, 1) 학은 철학적이면서도 통찰력이 뛰어나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자존심이 세고 예민해 감정 조절을 못한다는 약점 때문에 오라클로 선택받지 못하고 만다. 2)




학의 동물 관계


많은 동물들은 순수와 고상함을 상징하는 학에게 조언을 듣고 싶어 하지만, 그 이상의 관계를 맺는 것은 부담스러워한다. 학과 가깝게 엮였다가 학의 짜증에 당했던 동물들의 이야기가 종종 전해오기 때문이다. 그중 학과 여우의 일화는 많은 동물들에게 소문이 났다. 학은 실수로 넓은 접시에 음식을 대접한 여우에게 극한의 짜증을 냈고, 서로 화해를 한 이후 다시 만났을 때에도 한 번 더 복수를 하는 뒤끝을 보였다고 한다. 3)





1) 동물 세계의 오라클은 일반적으로 두 마리로 구성되며, 한 마리는 흑색 동물, 다른 한 마리는 백색 동물이다. 스튜던트 비 스토리 1부에서 오라클이었던 흰 기린과 흑표범이 자리에서 은퇴하면서 후계자를 한 마리만 지정했기 때문에, 현재 오라클 자리 중 하나가 공석이다.


2) 학은 자신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동물을 만났을 때 쉽게 화를 내고 결정적으로 자신에게 가까운 동물에게 신경질을 내는 성향이 있어 기린이 배제했다고 전해진다.


3) 어떤 동물들은 학의 심기를 긁은 여우에게 잘못이 있다고 한다. 확실한 것은 둘이 싸운 것이 소문나면서 둘 다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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