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아빠가 될 줄 몰랐다.

나쁜 아빠로 산다는 것



" 세상의 모든 아빠들은 슬프다. "


시대가 변할수록 아빠들의 설 자리가 줄고 있다. 

회사에서도, 가정에서도 온전히 쉴 곳을 찾기 힘들고 

아빠가 아닌 남자로서의 존재는 점차 희미해져 간다.


결혼을 한 순간부터 변하기 시작하는 남자의 삶은

아빠가 되면서 전혀 다른 삶을 사는 극적 터닝 포인트를 이룩한다. 


자유롭던 혼자의 삶에서 가족이 기다리는 삶으로

친구가 아닌 아이와 아내부터, 술이 아닌 분유부터, 신나는 음악이 아닌 동요부터 

그렇게 남자에서 아빠로 바뀌어 가며 자신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아빠가 되기 전까지는 아무도 몰랐다. 

아빠의 삶이 이토록 고되고 힘들다는 것을. 


하지만 입 밖으로 힘들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것을 이겨내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 묵묵히 살아가려 한다.


나의 아빠가 그러했으니..




" 나 또한 그랬다 " 


다들 자신들의 아버지를 보고 자랐지만, 자신과는 철저히 다른 삶이라고 생각한다.


' 나는 아빠랑 다른 삶을 살 거야 '

' 나는 아이랑 잘 놀아 줄 거야 ' 


하지만 현실은 생각과 다르게 돌아간다.

생각해보면 아버지 때보다 더 많은 것을 해야 하는 것이 지금의 아빠들이다.


현시대의 아빠가 되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비교를 당할 때가 있다.


바로 "  SNS " 때문이다.


 ‘탁수네 아빠는 아이들하고 하루 종일 놀아주네’

 ‘수연이네 아빠는 기념일마다 가족들하고 여행을 가네’


아내의 ' 툭 ' 던진 말에 

아빠들은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스스로를 자책하거나 

화를 주체하지 못해 사랑하는 아내의 마음에 스크래치를 낸다. 

그렇게 SNS와 친구들과도 멀어진다.


아빠가 될 줄 몰랐고, 방법을 몰랐기에 대화하는 방법도 서툴다.



" 엄마들에 대한 책은 많다 "


아빠가 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하고 얼마의 시간이 필요한가?


엄마들의 경우는 임신을 하면서 약 10개월가량의 엄마 준비기간이 있다.

육아서적을 찾아보고 전문가의 영상을 시청하고 엄마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엄마로서의 준비 시간을 갖는다. 


허나 아빠들은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가 시작인 것이다.


알아가려 하는 것이 아닌 상황이 닥치면 해결하려는 본능에 이끌려

과정이 아닌 그 상황을 집중하기에 더욱 더디고 서툴게 배워 나간다.


우리 모두는 세상에 태어나 아빠가 처음이지 않은가. 

처음부터 모든 걸 잘할 수 없다. 


과정이 있어야 결과가 있고 실패가 있어야 성공이 있듯 

지금의 이 힘든 과정들이 아빠로서의 근간이 된다.


"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움직여야 된다 " 


는 아프리카의 속담이 있다. 


혼자만 잘해서는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러니 이 시대의 모든 아빠들은 슬프지 않을 자격이 있다.


아빠가 되기 위해 준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혼자만 그 무거운 짐 지우지 않도록 어깨를 툭툭 털고 가벼워져야 한다. 

가장 가까운 가족과 함께 말이다.


아빠가 될 줄 몰랐던 나부터가 그랬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