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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nia Mar 05. 2021

기도보다 아프게 | 이승윤

노래할게 기도보다 아프게

기도보다 아프게

작사/작곡 | 이승윤


단 한 줄도

쓸 수 없던

말들이 있었어


기억한다는 말과

함께한다는 말은

펜보다 무거웠어


눈물이 고여 있던 웅덩이에 들렀던 하늘도

닦아내 버리면 자취를 감췄으니까


슬픔을 이불로 덮고 잠이 들은

작은 꿈들아 이젠 따뜻하길

미안해 그때 난 기도밖에 할 줄 몰랐어


노래할게 기도보다 아프게

성났던 파도가 이젠 너희의

고요한 숨을 품은 자장가처럼 울 때까지


마치 비밀인 듯이

모르고 팠던 건

매일 태어난 아픔들이야


울먹이며 지는 석양아 이제 나도 서 있을게

네게 모든 어둠을 맡겨 놓지 않을게


슬픔을 이불로 덮고 잠이 들은

작은 꿈들아 이젠 따뜻하길

미안해 그때 난 기도밖에 할 줄 몰랐어


노래할게 기도보다 아프게

성났던 파도가 이젠 너희의

고요한 숨을 품은 자장가처럼 울 때까지


노래할게

기도보다 아프게

기억할게



이승윤의 노래에는 깊은 이야기가 있다.

시 같은 가사로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있는 그의 노래들.

모든 가사들이 노래가 되어 나오기까지의 고민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그의 노래들 중

특히나 더 고뇌와 아픔이 가득 느껴지는 곡이 있다.

'기도보다 아프게'.



우연히 그의 인터뷰를 보던 중,

2014년 국가 전체가 아팠던 사건을 겪으며

그토록 사랑했던 노래를  내려놓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인간에 대한 공부를 더 하기 위해 한참을 노래하지 않았다니.

그러던 중 노래의 존재를 알게 되고,

찾아 듣기 시작한 후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누군가를 위해 진심으로 기도한다는 것은

기도의 대상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나의 시간과, 눈물과, 아픔을 쓰는 일이다.

기도 자체가 아픈 행위이다.

그런데 기도보다 더 아프게 노래하는 그의 마음은 어떤 것일까..



영상 속의 이승윤은 이 노래만 부르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다.

그래서 힘들다는 그에게, 함께 하는 밴드 멤버 중 한 분이 '이 노래는 그냥 불편하게 부르자'고 했다고 한다.

이런 밴드가 있어주어서, 이런 마음을 가진 분들이 노래해주어서,

이런 노래를 짓고 기도보다 아프게 불러주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누군가를 빛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스스로 아픈 삶을 살았거나,

지니고 있는 빛을 아직 발견하지 못해서, 아니면 빛을 낼 상황이 아니어서,

여러 가지 이유로 아직 아픈 이들에 대한 깊은 공감 혹은 고민이 있는 사람이 아닐까 한다.



그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다 알 수 없지만

그렇게 공감해주는 사람이어서,

그 마음으로 노래를 지어주는 사람이어서...

오래오래 꾹 꾹 눌러 담아 살다 전 세계가 아픈 이 시점에 세상에 드러나 주어서 참 감사하다.



오늘은 나도 기도보다 아프게 나의 사랑하는 이들을 생각하며 살아야지.

그리고 오늘 나를 아프게 하는 상황들에 감사해야지.

누군가를 공감해줄 그 날을 준비하며..


#이승윤 #기도보다더아프게 #공감 #아픔 #기도


[함께듣기]

https://youtu.be/ltg3rNQinSA

*출처: 이승윤 개인 YouTube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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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윤 -  기도보다 아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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