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식사를 취소했다.
오늘은 아주 특별한 날이었다.
병원에서 맞이한 생일.
어제부터 오심이 더 심해져서 계속 링거를 맞았다.
토하더라도 먹어야 한다기에 억지로 밥을 밀어 넣었더니 점점 식사 시간이 스트레스로 다가와서 결국 오늘 점심은 건너뛰고 저녁은 간호스테이션에 가서 취소를 부탁했다.
생일에 밥 대신 링거를 맞고 포카리스웨트를 마시다니,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경험이다.
통증치료를 받으면서도 너무 아프고 구토를 할 것 같고 어지러워서 괴로웠다.
치료사 선생님이 정말 친절하고 따뜻하게 치료를 해주셨는데도 웃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다양한 항암 부작용과 함께한 특별한 생일!
사랑하는 이들이 병원으로 찾아와 주고, 독일에서 비디오콜을 해주고, 정말 많은 분들이 문자와 카톡, 전화로 생일 축하를 해주셨다.
밥은 먹지 못했지만 사랑을 먹었다.
평생 잊지 못할 오늘.
아직까지 머리가 빠지지 않아서 사진도 남길 수 있었던 오늘.
그 어떤 생일보다 행복했다.
비록 병원 식사는 취소했지만, 행복은 취소하지 않을 수 있어서 참 감사한 날이었다.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 더 먹을 수 있기를.
받은 사랑 기억하며 힘을 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