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마디가 녹는 느낌,
음식에서는 고무 씹는 맛.
구내염, 장 문제, 근육통, 울렁임, 발 저림.
지인 중 이 시간을 지난 암선배님들께 들은 부작용 증상들 중 일부다.
드디어 그 말이 뭔지 체감되기 시작했다.
항암제가 듣기 시작한다는 뜻이겠지.
오전에는 가정방문 간호사 선생님이 찾아오셔서 배에 백혈구 증강제(?)를 투약해 주셨다.
내 배, 내 가슴, 내 몸은 이제 내 것이 아닌 공용의 것.
나을 때까지는 내 몸은 공공재라 생각해야지 싶다.
이 약이 몸에 돌면 아프기 시작한다더니, 몸 상태가 확실히 어제와 천차만별이다.
오늘 잠시 나갔다 와야 할 일이 있었는데 제자가 집 앞에 데리러 왔다가 일을 마치고 다시 데려다주었다.
내일은 둘째 현장학습 날인데 같은 반 엄마가 도시락을 싸주시기로 했다.
친구는 언제든 뭐든 이야기하라며 끝까지 함께 가자고 한다.
이 귀한 마음들을 갚으려면 이 밤을 잘 버텨야 한다.
쑤시는 뼈마디는 암세포가 죽고 있다는 증거이고, 입맛이 없는 것도 항암제가 혀까지 도착했다는 뜻일 테니.
내일 더 아프면 요양병원으로 가야 하나 고민이다.
내일은 내일 생각하고, 우선은 눈을 좀 붙여보자.
어제는 네 번 깼는데 오늘은 몇 번 깨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