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희성 Oct 22. 2023

오랜만에 인도에서 만난 한식

1월 3일 11시 3분 자이살메르 포트 카페

1월 3일 11시 3분 자이살메르 포트 카페


8시에 알람 소리를 듣고 일어났다. 어제 처음 도착했을 때는 호텔이 그렇게 춥더니 오늘은 하나도 춥지 않다. 이불이 두꺼운 덕분인지 오늘은 양말에 패딩까지 입고 잔 덕분인지 한 번도 깨지 않고 잘 잤다. 푸쉬카르 호텔보다 더 따듯했다. 춥지 않으니 알람이 울려도 일어나지 않고 침대에 더 누워 있었다. 9시에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챙겨 나갔다. 짐을 가지고 우선 가지호텔로 갔다. 한국어 잘하는 사람이 있고, 한식당도 있고, 사막 투어 프로그램이 있다고 하니 일단 가 보았다. 

9시 정도인데 이제야 문을 여는 상점들과 미세 먼지를 닦기 위한 물청소를 하는 아주머니들을 만났다. 포트에서 나와 걷는 길은 그냥 마을이었다. 골목과 골목 사이로 지나가니 한 인도인이 한국어로 말을 걸었다. 가지 호텔 가냐고 물어봤다. 맞다고 하니까 전화를 걸어 가지호텔 가는 길을 알려 주었다. 친절한 인도인이었다. 금방 걸어가니 호텔에 도착했다. 우선 사막 투어를 해야 하니 짐을 맡겼다. 호텔 트윈룸이 1000루피 밖에 하지 않았는데 호텔 시설은 너무 좋았다. 여기서 머무를걸 후회된다. 여기 있으면 사파리 투어 강매 걱정도 안 해도 되는데. 우리가 예약한 곳은 호텔에서 사파리 안 한다고 하면 방도 대충 별로인데 주고 한번 더 가라고 으름장도 놓는다고 리뷰에 쓰여 있으니 걱정이 된다. 


투어를 가려면 시간이 조금 남아 우선 옥상에 있는 호텔 식당에 갔다. 한식 전용 메뉴판도 있도 인도식 메뉴판도 있었다. 한식의 종류는 엄청 다양했다. 심지어 닭도리탕에 백숙도 있다. 백숙은 700루피밖에 안 하는 거 보니 삼계탕인가 싶다. 심지어 파전도 있다. 엄청나다. 오랜만에 한식이 먹고 싶어 신라면과 너구리 중에 고민하다가 인도 라면을 시켰다. 저번에 암베르 포트에서 먹은 것보다 맛있기를 바란다. 상민이는 초면을 시켰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밑반찬이 나왔다. 완전 한식당이나 진배없다. 참나물, 맛탕, 깍두기에 김치다. 참나물과 맛탕은 한국에서 먹은 맛과 똑같다. 너무 잘한다. 김치와 깍두기는 조금 단 맛이 있지만 역시 맛있다. 그리고 인도 라면이 나왔는데 카레 향이 조금 나긴 하는데 뭔가 매운탕이나 어죽 같은 맛이 느껴졌다. 신기하다. 공깃밥까지 주문해 먹으니 완전 매운탕 그 자체다. 오랜만에 맛있게 한식을 먹은 이후 내려갔다.

혹시나 싶은 마음에 방 남는 게 있는지 물어보았다. 여차하면 옮길 생각에 물어봤는데 주말이라 그런지 인도인들이 많아 없는 것 같다. 혹시 모르니 방 생기면 말해달라고 하고 나와서 카페 찾아서 걷다가 알라딘 바지가 눈에 띄어서 하나 샀다. 사막에서 입은 옷에는 3년간 모래가 나온다고 할 정도로 망가지니 바지를 새로 사야 했다. 편한 바지가 필요하니 우선 샀다. 개당 200루피인데 비싸다. 흥정을 해야 하는데 흥정 기술이 너무 부족하다. 그래도 30프로 깎은 거다 이것도. 


할 게 없어서 포트 안으로 다시 들어가 어제 혼자 왔던 카페에 들어와서 커피 마시면서 쉬고 있다. 여기서 밥까지 먹고 이동하면 딱 시간이 될 것 같다. 

이전 22화 자이살메르에서의 하루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