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8.9.21.
전문가.
무언가를 잘 하는 사람.
그래서 인정도 받고 돈도 벌고 할 수 있는 것도 많아지고.... 그 결국은 행복!
모두가 전문가가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공부를 하고 학위를 따고, 커리어를 쌓고 자격증을 따고 유학을 간다.
왜?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다.
그럼 왜 전문가가 되려고 할까?
음.. 전문가가 되면은요.
돈도 많이 벌 수 있고, 존경이나 인기도 얻고 인생을 좀 더 편하고 여유롭게 살면서 가족이랑도 시간을 많이 보내고 내가 하고 싶은거 하면서 살수 있을 거 같아서요.
대부분은 이런 표지판을 따라 인생의 여정을 걷는다.
하고 싶고 잘하는 것을 찾아 그것을 마스터해서 전문가가 되는 것. 누구에게나 그런 분야가 있고 없는 사람은 그것을 찾으려고 노력하거나 고민을 한다.
예전에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유명한 카 레이싱 학교에서 레이서들에게 어떻게 하면 1등을 할 수 있는지를 가르치기 전에 차가 뒤집혔을 때 어떻게 하면 가장 안전하게 빠져나올 것인지를 가르친다고 한다.
이 얘기를 듣고 무릎을 쳤었다. 그렇지!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지!
인생을 살면서 성공보다는 실패, 실수가 더 많고 뭔가 놀랍거나 드라마틱한 장면보다는 점심식사 후 고요한 공간에서 졸음이 쏟아지는 흐리멍텅한 정신상태처럼 무미건조하고 졸립고 재미없는 것처럼 여겨지는 일상, 아니면 피비린내 나는 다툼이나 갈등이 대부분인데 말이다.
그런 경우 어디서부터 어떻게 다시 시작하는 게 아니라 마치 실패나 실수가 있기 때문에 전문가의 길은 저멀리 멀어져가는 것 같아 씁쓸함과 좌절감에 주저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나의 경우, 오랜 시간동안 어떻게 하면 내가 원하는 분야(이것을 발견하는 것만도 평생 숙제다)를 잘 할수 있고 잘 될수 있을지에 집중되어 있었다. 몇 번에서 몇 십, 몇 백번을 시도하다가 안되면 안되는 내 자신을 대면하는게 자신이 없어서 포기하고 남아있는 희망과 에너지를 새로운 것에 투자하며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반복이 되었다. 물론 그 중간에는 힘이 없어서 아예 널부러진 적도 많았다.
출처 Pinterest
요즘 와서 생각이 드는 것은,
전문가일수록 더 많은 어려움과 문제를 만나고 그것으로부터 귀한 것을 하나하나씩 배우고 성장해가는 것이 진짜 전문가라는 것이다.
며칠 전 어떤 분께 배드민턴을 배울 기회가 있었다. 요즘 여러 명에게 배드민턴을 동냥 레슨을 받고 있는데, 이 분은 배드민턴을 배워서 5년 만에 A조가 됐다고 한다. 공이 올 때 채를 잡는 내 자세가 근본적으로 잘못되었다는 청천벽력력같은 소리(그동안 배운건 뭐지? 아무도 얘기안하던데!)를 들었다. 공을 치기 위해 준비하는 자세가 어깨가 굽어서 잘 안되는 것이다. 여러번 하는데도 안되서 "제가 어깨가 굽어서 이 자세가 안되네요." 그랬더니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러니까 이제는 어깨를 펼 수 있는 기회가 온 거죠."라고 말하면서 어깨에 큰 수술자국을 보여줬다. 사이클을 하다가 부상을 당해서 팔을 올리지도 못했단다. 그래서 팔을 침대에 묶고 올리고 잤고 죽으라고 물리치료를 받고 지금은 당당히 코트를 누비게 된 것이다.
당연히 나는 전문가가 아니기에 못하고 안되는 것에 좌절할 이유가 없는데 나타나는 현상이나 현재의 내 상태를 보고 낙심하고 좌절했던 게 어떻게 보면 좀 웃기다. 이런 반응과 대응 패턴이어쩌면 명문 학교 커리큘럼이 아닌 삼류 학교 커리큘럼이 아닐까 싶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전문가를 양성하는 학교, 고액의 돈을 주고 여러 자격을 갖춰야만이 들어가는 학교에서 매일 진지하고 깊이있게 배우는 현장을 상상해 본다.
그런 학교에서는 기본적인 지식과 실습 가운데,배운 것대로 안될 때, 문제가 되고 주의해야 할 것들을 집중해서 가르칠 것이다. 그래야 전문가가 되니까 말이다. 그리고 예상된 어려움을 직접 만나면 그 교훈은 실제로 자기 것이 된다. 그 시작은 어려움을 만난 것에서부터다. 너무 당연한 수순인데 나는 실수나 실패를 두려워하고 만나서는 안되는 존재로 기피하고 행여라도 만나면 이제까지 잘못 온 것 마냥 '이 길이 아닌개벼'하고 길을 돌아갔다는 것을 최근들어 여러가지 크고 작은 것들을 시도하면서 깨닫게 되었다.
하루하루 정신없이 돌아가는 식당 일에 끌려 아무 생각없이(사실 너무 치열하고 처절하게 살아서 생각할 시간조차 없었다) 1년 정도를 살다가 이제는 매일의 일상을 잘 사는 것이 매일 큰 숙제가 될만큼 마음에 크나큰 여유와 힘이 생겼고 그동안 내 삶에 산적해 있는 많은 문제들이 해결되고 정리가 되었다. 야호~!!
오르막 코스를 한참 올라왔더니 아래 경치들이 보이고 상쾌한 바람이 얼굴에 송슬송슬 맺힌 땀을 닦아주며 격려해주는 듯 하다. 숨을 돌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이제 다시 오르막 길이 시작이다.
하루에 해야 할 것들을 시간을 내고 적절히 분배해서 하면서 좌충우돌하며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해야 할 일은 잔뜩인데 안되는 것들을 보자니 사기가 꺾이고 의기소침해 졌다.
하지만 전문가의 길을 생각하면서 마음이 새로워졌다. 문제와 어려움을 만날 때마다 마치 호주나 프랑스의 전문학교에서 가르침을 받는 학생 마냥 뭔가 '전문적인' 것을 가르침 받는 자부심이 들 때가 있다.
방을 매일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
책 번역을 하는 것,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
독서를 하는 것,
필사를 하는 것,
하루 일기 쓰는 것,
그리고 사업을 같이 준비하면서 험난한 코스이지만 무엇보다도 도중에 만나는 어려움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준비, 그 어려움이 나에게 어떤 큰 교훈을 줄 지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 외에도 유투브 방송도 하고 싶고 책도 쓰고 싶다. 하고 싶은게 많아서 지금 하는 일에 더 힘을 내게 된다.
전문가는,
남이 인정해주냐, 내가 얼마나 그 일을 탁월하게 잘 하느냐, 이 일을 통해 얼만큼의 수익이 창출되느냐보다는 내가 이 일에 전문가가 되고자 하는 열정을 따라 가다가 어려움과 문제를 만났을 때 하나씩 귀한 것을 배우는 것에 즐거움과 희열을 느끼고 또다시 여정을 떠나는 모든 과정 자체에 있다고 본다.
나 스스로를 전문가로 인정하고 벅찬 설레임으로 문제와 어려움을 해부해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