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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연 Dec 03. 2021

일하는 여성을 위한 정책

어쨌든 본인의 선택이다

꽤 오래 고민되는 주제이면서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이슈, 저출산 고령화... 이것과 직결되는 것은 바로  임신, 출산, 육아를 하며 동시에 일을 하는 여성들에 관한 담론이다.  


생각해보면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는 우리네 아버지는 거의 외벌이로 일하셨고,

어머니는 일이 있었더라도 결혼과 동시에 혹은 첫아이를 출산 후, 일을 그만두고 가족을 위해 집에서 가사를 전담하는 사례가 거의 대부분이었다.

은 그들 중에서 소수는 친정 또는 시가 부모, 친인척 도움으로, 조금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외부에서 베이비시터를 구해서 아이를 맡기고 일터로 나가는 여성들이 있었을 뿐이었다.


어느 통계에 의하면 1990년대 중반 이후 대졸 공채 여성 직원들을 본격 채용하기 시작하면서 일하는 여성들이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때부터 여성들은 남성들과 동등한 위치와 처우를 원하기 시작했고, 또한 최근 들어서는 다방면에서 뛰어난 역량을 보이는 이른바 '알파걸'들이 다수 출현하고 있다.


사실상 1990년대 이전까지 여성들은 중학교나 상업고등학교까지만 졸업하고 일찍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고, 바로 공장 여직공 또는 사무실에서 남성 직원들을 보조, 지원하는 미스김, 미스리 정도로 일하였던 것이다. 그러다가 결혼 적령기가 되면 자연스럽게 남성을 만나 가정으로 회귀하여 전업 주부가 된 것이다. 사회적인 시스템과 지원이 녹록지 않았던 시절이고, 하다 못해 가전제품 등도 지금처럼 첨단의 편리한 제품들이 아니어서 기본적인 가사를 하는 것만도 쉽지 않았을 때다. 그렇지만 지금은 그 옛날보다는 무척 편리한 시절이지만, 그 외에 부가적으로 자식 교육 등에 신경을 더 쓰고 있는지라 어느 시대라고 결코 녹록한 때는 없는 듯하다.


최근에 웬만한 공기업과 대기업에서 여성 인재 커리어 개발 지원, 경력단절 방지 및 리더 육성을 위한 정책으로써 육아휴직 기간을 늘리고 있다. 이는 과거 10년 전과 비교해도 놀랄만한 변화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씁쓸한 여운이 남는다. 저출산, 고령화와 같은 어려운 시대에 보수적인 대기업에서 직원 여성들이 임신, 출산을 위해 얼마든지 원하면 휴직을 할 수 있도록 처우 개선이 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이와 함께 배우자, 즉 남성 직원들도 종종 육아휴직을 사용하기도 한다. 때때로 그들은 조직에서 어떤 업무 회피 목적으로도 육아휴직을 활용하기도 하는데, 어찌 됐든 전쟁 같은 조직 생활에서 잠깐의 활력소가 되는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결국 그러한 새로운 정책들이 여성을 얼마나 성장으로 이끌고 그녀들을 위하는 제도인가? 에 대한 의구심이 자꾸만 다.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지만, 아직도 주변을 돌아보면 여러 가지 이유로 절대다수의 외벌이 남성들이 생업전선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기혼 여성들은 이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일하고 있고, 또한 동시에 그들의 배우자(맞벌이 남성)들과 함께 일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각기 다르겠지만 절실함이나 전투력면에서 맞벌이 여성이 외벌이 남성들을 상대로 얼마나 비등한 경쟁을 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


이 여성들에게는 일 이외에도 출산, 육아의 부담이 동시에 부여되고 있다. 반면 외벌이 남성은 전업주부인 배우자가 있기에 상대적으로는 수월한 편이다.

두 가지 상황 모두 힘들지만 맞벌이로 인한 경제적인 이로움과 적게 벌지만 안정적인 출산, 육아 사이의 선택적 갈등이 생기는 순간이다. 이렇게 환경적 열세에 놓여있는 여성들에게 허울 좋은 정책, 즉 휴직의 연장 등은 순간 달콤하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곧 경력단절과 일맥상통하는 말이며, 경쟁에서는 멀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몇 개월만 일을 놓아도 소위 '감'이라는 게 떨어지는 요즘이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조직에서 성장을 꿈꾸는, 욕심 있는 여성들은 그런 기회를 결코 잡을 수 없을 것이다. 그 사이에 남들은 저 멀리 앞서 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들을 출산하고 현재까지 오랜 기간 일과 육아를 하면서 주변의 도움을 받아왔지만, 근본적으로 '엄마'라는 이름으로 스스로가 해야만 하는 일들까지 남에게 떠넘길 수는 없었다. 동시에 일하는 엄마들은 배우자나 양가 부모, 고용관계의 베이비 시터 등 주변 관리까지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허울뿐일 수도 있는 회사의 모성보호 정책이 여성의 성장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때로는 스스로의 전투력 상실로 이어질까 하는 우려는 그저 기우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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