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당신을 빛나게 해 줄 초고를 모으는 방법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목걸이를 원하나? 그렇다면 우선 구슬을 만들어 어딘가 담아 놓아야 한다. 당신이 원하는 목걸이는 보석상에서 팔지 않으니까. 당신이 쓴 글 하나하나가 다 구슬이고 그게 여러 개 모여 실에 꿰이면 세상에서 하나뿐인 목걸이가 되는 것이다. 당신은 구슬을 어디에 모아 놓는가? 나는 브런치라는 공간에 모은다.
그러니까 브런치에 쓰는 글은 완성된 글이 아니라 쓰기 시작하는 글이라 봐야 한다. 일필휘지로 쓴 메모가 명문이 될 확률은 눈 감고 칠한 로또 용지가 일 등에 당첨될 확률만큼이나 낮다. 'Writing is rewriting'이라는 말도 있듯이 글쓰기의 완성은 초고 수정 없이는 불가능한다. 헤밍웨이도 모든 초고는 쓰레기라고 했을 정도다. 그러니 자기가 쓴 글은 일단 브런치에 넣어 며칠간 묵혀놨다가 다시 꺼내서 읽어도 보고 천천히 고쳐도 보라. 브런치에 있는 간단한 맞춤법 교정 기능은 글 쓰는 사람에게 요긴하다.
브런치에서 초고를 쓰자. 어떤 글이 될지는 모른다. 그러나 언젠가는 그 글들이 모여 당신을 빛나게 해 주고 인생을 바꿔줄 것이라는 얘기만큼은 꼭 해주고 싶다. 꼭 브런치여야 하냐고? 그럴 리가. 브런치도 좋고 에버노트나 메모장도 좋다. 심지어 싸구려 갱지 노트라도 상관없다. 다만 브런치엔 글쓰기와 글 읽기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니까 상대적으로 글을 평가받거나 피드백을 얻기에 좀 더 용이하다는 생각이다. 그러니 오늘부터 브런치에 짧은 글을 한 편씩 써보라. 하루에 하나만 써도 일 년 후엔 삼백 편의 글이 모인다. 65일은 안 쓰고 펑펑 놀아도 그렇다는 얘기다. 놀랍지 않은가. 나는 브런치를 그런 용도로 사용하다.
이 글도 브런치에서 작성된 초고다. 나는 며칠 후에 이 글을 다시 꺼내 볼 것이고 아마 다른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그걸 더하거나 아니면 쓸 데 없는 부분을 덜어내 더 탄탄한 글이 되어가도록 할 것이다. 그리고 운이 좋으면 다른 글과 합쳐져 책이 되거나 강의록의 일부분이 될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글을 쓰는 비결은 하나뿐이다. 써라. 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