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귀하신 몸' 66화 불안장애 극복 사례자로 출연한 김세경입니다. 불안으로 힘든 일상을 보내고 계신 분들께 힘이 되고자, 지독했던 공황장애 회복의 여정을 기록해봅니다.
안녕? 난 불안이야.
영화 <인사이드 아웃 2>에 새롭게 등장한 '불안이'를 기억하시나요? 블안은 사춘기에 접어든 라일리의 마음에 등장해 평온했던마음본부를 순식간에 어지럽힙니다.
지난주 EBS '귀하신 몸' 66화에서는 '불안'을 주제로 <숨 막히는 불안에서 벗어나는 법>이 방영되었습니다. 귀하신 몸은 현대인의 질병과 건강을 지키는 방법을 알려주는라이프 스타일 프로그램인데요, 저는 공황장애를 이겨내고 책을 집필한극복 사례자로 이번방송에 출연하게 되었습니다.
방송에서는 처음 공황을 만났던 이야기와 회복의 과정, 실제로 불안을잠재우는 데 도움 되었던 일상의 다양한 방법들을 소개했습니다. 오늘은 방송 내용을 토대로 미처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이 글은 불안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 누군가를 위한 응원의 메세지 입니다.
┃이유 없이 가슴이 답답하고 식은땀이 난다면, 불안장애 일 수 있습니다
사실 불안은 우리를 도와주는 고마운 감정입니다.불안이 있어야만 미래를 대비하고 위험에서 대처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전혀 불안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문제가 됩니다. 비정상적이고 병적인 불안과 공포로 일상생활에 장애를 일으킬 때 이것을 '불안장애'라 하는데, 현대인의 3분의 1이 불안장애를 경험하고 있다고 하니 만일 이유 없이 가슴이 답답하고, 식은땀이 난다면 불안장애를 의심해 봐야 합니다.
방송에서 채정호 교수(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는 불안장애 극복을 위해서는'나를 살피고 알아차리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커피를 마실 때에도 벌컥벌컥 마시지 말고 조금씩 음미하는 것처럼 순간의 감각에 집중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요. 무엇보다 항시 긴장상태를 유지하면 쉽게 불안해지니평소 몸과 마음이 충분히 이완될 수 있도록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한 부분은, 제가 공황장애를 이겨냈던 비결과너무나 닮아 있어깜짝 놀랐습니다.
┃불안장애, 공황장애: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어떻게 해야 작가님처럼 잘 극복할 수 있나요?
공황장애 극복 경험을 담은 책 <지하철이 무섭다고 퇴사할 순 없잖아>를 출간하고 가장 많이 받은 질문입니다. 제 경우공황 초기그림일기를 그리면서 제 몸과 마음의 상태를 살피기 시작했는데, 이를 통해 제가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해석해병원치료를 결심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정신과에 대한 편견과 오해로 치료를 망설이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료를 결심하는 것. 저는 이것이불안을 만난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불안의 파도에서 일상을 건져 올리는 힘
제가 병원치료 외에 특별히 했던 것이 또 있는데요, 어느 정도 증상이 조절된 후약(비상약 항불안제)에만 의지하는 것을 멈추고, 불안을 다루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연습을 통해공황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고계속해서 나아갈 힘을 얻을 수 있었죠. 지금부터는 그 방법들을 하나씩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1) 일기 쓰기: 생각과 감정을 기록하기
일기 쓰기가 마음 챙김에 도움이 된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단순히 하루의 일상 기록이 아닌, 공황상황 또는 스트레스 상황에서의 생각과 감정을 함께 기록하는 것입니다. 일기 쓰기의 장점은 묵은 감정을 해소하고 일련의 사건을 개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갖게 된다는 것인데, 요즘도 저는 마음이 힘들었던 날이면 짧게라도 일기를 쓰며 성찰하는 경험을 이어가고 있답니다.
[출처] EBS 귀하신몸 66화 숨막히는 불안에서 벗어나는 법
[출처] EBS 귀하신몸 66화 숨막히는 불안에서 벗어나는 법
2) 마음 챙김 명상: 명상으로 증상 다스리기
갑작스러운 공황증상이나 예기불안이 찾아오면 '명상'도 도움이 됩니다. 저는 담당 의사 선생님의 권유로 명상을 시작했습니다. 휴대폰의 '명상 앱'을 이용하면 언제 어디서든 명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일상을 이어가는데 큰 힘이 되었습니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나중에는 비상약을 먹지 않고도 명상만으로도 증상을 조절하게 되었고, 이런 경험이 쌓이니자신감도 생겼어요. (* 여러 명상앱이 있지만, 제가 사용한 명상앱은 '마보'입니다.)
[출처] EBS 귀하신몸 66화 숨막히는 불안에서 벗어나는 법
[출처] EBS 귀하신몸 66화 숨막히는 불안에서 벗어나는 법
3) 6초 호흡법: 호흡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단지 호흡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노력 만으로도 불안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방송에는 6초에 한번 호흡하는 '6초 호흡법'으로도 소개되었는데요. 6초에 한 번씩 느리게 호흡하는 방법입니다. 방법은 무척 간단해요. 숫자 세기(1초) ▶ 숨 들이쉬기(2초) ▶ 편안하다 생각하기(1초) ▶ 숨 내쉬기(2초)
[출처] EBS 귀하신몸 66화 숨막히는 불안에서 벗어나는 법
[출처] EBS 귀하신몸 66화 숨막히는 불안에서 벗어나는 법
3) 점진적 근육 이완법: 주먹을 꽉 쥐었다 펴기
일상에서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는 '점진적 근육 이완법'도 소개하고 싶은데요.신체 근육의 긴장을 이완시키면 심리적으로도 이완되는 원리라고 합니다. 방법은 ▶ 근육을 풀고 '편안하다' 이야기하기 ▶ 다시 5초간 근육 긴장하기 ▶ 다시 풀고 숨 쉬기
만일 이 방법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주먹을 꽉 쥐었다 펴는 것으로 대신할 수도있어요.근육이 풀어질 때 순간적으로 느껴지는 감각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나를 괴롭히던 불안은 저 멀리 달아나 있을 거예요!
[출처] EBS 귀하신몸 66화 숨막히는 불안에서 벗어나는 법
[출처] EBS 귀하신몸 66화 숨막히는 불안에서 벗어나는 법
4) 나만의 외출 준비물 키트 만들기
마지막으로'나만의 외출 준비물 키트'를 소개합니다.공황증상으로 문밖을 나서는 게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직장인이출근을 안 할 수도 없고, 꽁꽁 숨어버리면 영영 집 밖에 나가지 못할 것만 같아 두려웠어요. 곰곰이 생각해 보니 공황증상이 나타날 때마다 저를 도와주는 물건들이 있었고, 저는 그것을 모아 준비물을 챙기기 시작했어요.
공황과 불안으로부터 나를 도와줄 준비물 키트라니, 생각만으로도 든든하지 않나요?제 준비물은명상 앱 정기구독, 이어폰, 비상약 항불안제, 휴대용 약케이스, 생수 한 병입니다. 참 소박하죠? 여러분도 여러분을 도와주는 물건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세요.그것을 모아용기 있게 문밖을 나서는 경험을 권하고 싶어요.
[출처] EBS 귀하신 몸 66화 숨 막히는 불안에서 벗어나는 법
┃공황장애 이후 변화된 삶
공황장애를 앓기 전보다 훨씬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어요.
[출처] EBS 귀하신 몸 66화 숨 막히는 불안에서 벗어나는 법
회사원인 저는 5년 전 지독한 공황장애로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때 가장 두려웠던 것은 지하철을 타는 일이었어요. 매일 아침 지하철이 무서워 엉엉 울며 출근하고 퇴근해야 했죠. 말로만 듣던 공황장애가 바로 이거구나 싶어 인터넷을 찾아봤는데, 생각보다 공황장애를 겪는 사람이 많다는 것에 놀라면서도 잘 이겨냈다는 후기를 찾지 못해 좌절했습니다.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이 지독한 병을 내가 한번 극복해 보자고요. 그 후 꾸준히 병원치료를 받으며 마음을 돌보고, 불안을 이겨내기 위한 일상의 습관들을 바꾸어 나갔습니다. 결국 무사히 공황의 터널을 빠져나온 지금은공황장애를 앓기 전보다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이따금씩 찾아오는불안을조절하는 능력도 갖추게 되어 일상을 더욱 단단한 게 지켜내고 있지요.
부디 저의 경험이 불안으로 힘든 일상을 보내고 계신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여러분은 충분히 이겨내고 전보다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어요.스스로를 믿고 평온을 향해 가실 수 있도록,온 마음 다해 응원하겠습니다.
※ 방송은 EBS 귀하신 몸 66화▶다시 보기로 보실 수 있으며, 책 <지하철이 무섭다고 퇴사할 순 없잖아>에 더욱 자세한 회복의 과정이 담겨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