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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도맑음 Oct 27. 2022

이유(離乳) : 헤어짐은 언제나 어렵다

마지막 완모데이 : 이유식 진행을 앞두고

 막연히 완분을 생각하고 있다가, 서울대 병원에서 "모유만 먹이라"는 청천벽력같은 이야기를 듣고, 갖은 고생과 우여곡절 끝에 모유만 먹인지 어언 6개월이 지났다. 너무 아프고 힘들어서 이유식만 손꼽아 기다리던 게 엊그제 같은데, 막상 그 이유식을 시작하려고 하니 왠지 모를 서운함이 든다.


 이제 윤이를 공급하는 게 나 뿐만이 아니겠구나- 그러니 세상의 좋은 것들로 잔뜩 채워줘야지 싶으면서도, 동시에 아쉬운 마음이 드나보다. 하루에 꼬박 7시간 씩 사투를 벌이던 신생아 때부터, 밤수 꿈수 다 안하고 통잠 자기 시작한 5개월때까지, 알러지의심 애기의 완모라 못 먹은 게 많고 힘들었던 것도 많지만, 함께 했던 그 시간은 정말이지 잊지 못할 것 같다. 


 새벽에 일어나 남편이 애기보고 있는 방으로 가면, 똑같이 생긴 아빠 품에 안겨서 "우와 엄마다"하는 표정으로 아침을 기다리는 동그란 얼굴. 배고플 즈음 함께 누워있으면 자신의 밥통을 향해서 끊임없이 배밀이를 해와서는 박치기를 하는 귀여운 표정. 이제 쉬이 보지 못하겠지.


 신생아 때, 애기 아플 때는 너무너무 힘들어서, 얼른 커서 말도 하고 의사소통되면 좋겠다고만 생각했는데, 이제서야 크는 게 아쉽다는 마음이 이해가 가는 밤이다. 완모 마지막 날 기념으로, 신생아 때처럼 젖물잠을 해주는 우리 애기. 엄마가 영원히 잊지 못할 거야. 내일부터 이유식도 맛있게 해먹자. 너무너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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