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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ama Oct 23. 2018

#76. 서른 이후에는 좀 대충 살아야 하는 이유

[극사실 실천법] 아껴라! 이젠 아껴야 할 때다.


그거면 됐다
                     못말

그거면 됐다
우리 참 괜찮은 결말이다
아낌없이 자신을 태웠으니
슬픔도 미련도 원망도
좌절도 시기도 질투도
그리고 사랑도, 모두
남김없이 태웠으니
보아라
추억만 남지 않았느냐
우리 참 볼만한 멜로였다
그거면 됐다
우리, 사랑했다


    유치원과 초등생의 애창곡이었던 iKON의 '사랑을 했다'의 모티브가 된 '못말님'의 시 '그거면 됐다'이다. 노래의 핵심 '훅' 부분의 주요 단어들이 이 시에서 '차용'이 됐다.


    이별에 대해 너무나도 '이상적인 관조적 태도'를 보이는 노래를 유치원생과 초등생이 열심히 따라 불렀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하다.


    어쩌면 '극단적인 관조'는 '현실 부정'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다. 현실을 감당할 수 없을 때 우리는 '쓸데없이' 관조적인 된다. 스스로를 상처 입히지 않으려는 '보호 본능' 때문이다.


    우리가 받는 '고통'에 대해서는 '관조'할 것이 아니라 '분노'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자연스럽고 건강한 방법이다. 하지만 우리는 잘 잊는다.


    우리는 우리가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를 잊는다. '성인'들이나 할 법한 행동을 '일반인'이 따라 하면 병이 난다는 것을 잊는다. 기본도 잊고, 초심도 잊는다. 그렇게 고통스러운 '아집'만 남는다.






    우리가 잘 잊는 것이 또 있다. 바로 '나이가 드는 것'이다. 공부하고, 일하고, 사랑하고, 이별하고 살다 보니 내가, 내 몸이 나이가 들어가는 것을 잊는다.


    항상 '10대의 체력', '20대의 탄력'을 생각한다. 많은 경험이 쌓인 뇌는 복잡한 일을 훨씬 간단하게 하는 방법을 잘 찾는다.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다. 그러면서 착각에 빠진다. 몸도 뇌처럼 '성숙'해 가고 있다고 말이다.


    하지만 우리 몸은 늙는다. 안타깝게도 인생의 최고 절정기인 10대를 지나면서부터 무언가가 '중단'되기 시작한다. 꽃피는 20대를 지나면서 무언가가 '감소'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몸은 서서히 성장을 멈추고 '노화'의 단계로 들어간다. 하지만 의식 속에서 우리 몸은 여전히 성장 중이다. '지식'과 '견문'과 '관계'의 경험이 뇌에 쌓이듯이 몸에도 쌓인다고 생각한다.





    몸으로 한정 지어 이야기를 해보자. 30살이 지나면 꾸준히 '운동'을 해주어야 한다. 꾸준히! 운동이 되게끔 제대로 해주어야 한다. 그걸 죽을 때까지 '지속'해야 한다.


    아~ 뭔가 '대충 사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우리 삶에 '대충'이란 게 있다고 생각했나? 순진하다!


    운동은 젊음을 유지시켜 주는 '마법의 알약'이다. 다만 그 크기가 축구공 만해서 삼키기가 어려운 것이다. 운동은 그런 것이다. '대충' 해서 삼켜지지 않는다.




 


    대충 해야 하는 것은 바로 '운동의 강도'다. 30대의 몸을 가지고 20대의 강도로 운동을 하면 안 된다. 40대의 몸을 가지고 30대의 강도로 운동을 하면 안 된다.


    많은 경우 '노화'로 인한 문제보다 '부상', '장애'로 인한 문제가 더 큰 신체적 기능 손상을 유발한다. 이 부상과 장애는 '무지' 또는 '욕심' 또는 '망각'으로부터 발생한다.


    나의 수준에 맞게 '대충' 해야겠다는 마인드가 중요하다. 하루 이틀하고 말게 아니라서 그렇다. 마라토너의 달리기 폼과 우샤인 볼트의 달리기 폼이 다른 건 다 이유가 있는 거다. 좀 건들건들한 '마인드'로 운동을 할 필요가 있다.





     지나친 운동은 노화를 '촉진'한다.


    세포가 분열할 때 유전 물질을 이동시키는 '텔로미어'라는 것이 있다. 텔로미어는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조금씩 길이가 줄어든다. 이 텔로미어가 너무 짧아지면 세포는 더 이상 분열하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주름, 근육 약화, 장기기능장애 등이 발생한다. 즉, 텔로미어를 보면 세포의 노화 정도를 알 수 있다.


    2008년 킹스 칼리지 (King 's College)의 유전역학 교수인 '팀 스펙터 (Tim D. Spector)'는 운동 행위가 실제 노화 과정으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신체 활동'이 심장병, 암 및 기타 질병의 위험을 감소시키고 잠재적으로 장수할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이 연구의 결과이다. 이들은 주당 100분~180분의 운동(수영, 테니스, 러닝)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서울대 체육교육과 신윤아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30세~60세 여성의 과도한 운동이 텔로미어의 길이를 줄어들게 했다고 한다. 즉, '과도한 운동'으로 인한 '과도한 산소 소비'가  '노화'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중년 여성들은 본인들의 최대 산소섭취량의 60~80%로 운동을 했다.


    종합해 보면 '지나쳐서 좋을 것이 없다'는 것이다. 운동이 노화를 막아준다는 연구에서도 주당 3회 운동을 했다 치면 회당 30분~60분을 했다는 것이다. 2~3시간이 아니다. 단지 주당 3회, 1회당 30분~60분을 했을 뿐이다.


    중년 여성들의 최대 산소섭취량 60~80%는 '고강도'를 의미한다. 알기 쉽게 '최대 심박수'로 전환해서 본다면 최대 심박수의 약 70~90%에 해당한다. 부정확 하지만 헤스겔의 공식(220-나이)에 대입해 보면 40대를 기준으로 126회/분~162회/분에 해당한다. 어떤 수준이냐고? 40대의 입장에선 심장이 터질 듯한 수준 되겠다. 입에서 쇳소리가 절로 나오는 상태다.


    즉, 좋다는 연구결과는 비교적 '짧은' 시간 운동을 했고, 나쁘다는 연구는 너무도 '힘든' 운동을 한 것이다. 단 두 개의 연구 결과로만 단정할 순 없지만 추정해 본다면 '과유불급' 되겠다.


    몸이 감당할 수 있는 적당한 운동은 '안티 에이징' 효과가 있다. 반면 몸이 감당하기 힘든 고강도 운동은 '에이징 촉진' 효과가 있는 것이다.


    감당의 정도는 개개인마다, 나이마다 다르다. 이 부분을 명확하게 인지하여 '대충' 해야 한다. 너무나도 열심히 하면 열심히 늙어가게 된다. 나이 들어가는 몸을 등 떠밀 것인지 잡아 세울 것인지는 '강도'가 결정한다.




    


    우리 몸은 늙는다. 대부분의 신체 기능은 '30세 전'에 최고치를 찍고 그 후에 지속적으로 감소한다. 세포도 늙고, 내부 기관도 늙는다. 뼈는 약해지고, 관절의 연골은 얇아진다. 인대와 힘줄은 탄력을 잃고, 딱딱하고 약해진다.


    근육은 줄고, 체지방은 늘어난다. 노안이 오고, 청력도 줄어든다. 혀의 감도도 떨어지고, 냄새를 잘 못 맡는다. 피부는 더 얇아지고, 탄력을 잃는다. 피부 밑의 지방층이 얇아지면서 미세한 주름이 생기고, 추위를 잘 느끼게 된다.


    '피부 신경 종말'의 수가 줄어들어 고통, 온도, 압력 등에 덜 민감해지고 그래서 부상이 더 많이 발생한다. '기억나지 않는 상처'가 늘어나는 이유다. 땀샘과 혈관의 수도 감소한다.  '색소 생성 세포'의 수가 감소해서 자외선에 약해진다.


    뇌 혈류도 감소한다. 하지만 뇌는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신경 세포의 손실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따라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느리고 둔해질 뿐이다.


    심장과 혈관도 뻣뻣해진다. 폐도 뻣뻣해지고 폐포와 모세혈관도 감소한다. 위의 소화 속도도 느려지고, 위가 탄력을 잃어 음식을 많이 먹을 수도 없게 된다. 하지만 우린 개의치 않는다. 몸도 이런 우리의 특성을 잘 알기에 크게 티를 내진 않는다.


    대장도 천천히 움직인다. 신장은 작아지고 근육도 약해진다. 그래서 요실금이 생기는 것이다. 여성은 요도가 짧아지고, 남성은 전립선이 비대해진다.


    여성은 여성 호르몬이 감소하면 가슴은 섬유질이 많아지고 처지게 된다. 그래서 유방암을 찾는 게 어려워진다. 질은 얇고 건조해지며 탄력을 잃는다.


    남성은 남성 호르몬이 감소하면 성욕이 감소된다. 발기가 오래 지속되지 않고 발기 부전이 생길 수도 있다.


    성장 호르몬이 감소하여 근육량이 감소한다. 알데스테론이 감소하여 탈수증이 생기고, 인슐린이 적게 생성되기도 한다. 혈액을 만드는 골수의 양이 감소하고, 면역 체계가 활발하게 작동하지 않게 된다.


    




    우리는 종종 늙고 있다는 사실을 잊는다. 잘 먹고, 잘 쉬면 몸에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건 보통은 '몸' 보다는 '뇌'에 좋은 활동이다.


    '뇌'에 대한 보상을 하며 '몸'이 늙지 않을 것이란 '착각'을 한다. 하지만 이 순간에도 우리 몸은 늙어가고 있다. 무엇을 먹던, 무엇을 보던, 무엇을 듣던 말이다.


    더 빨리 늙게 하는 방법은 몸을 더 '혹사'시키는 것이다. 막연하게 '모든 운동'은 몸에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아쉽게도 틀렸다. 나에게 '맞는 운동'만이 몸에 좋다. 나의 수준과 나이에 맞는 운동을 할 때 몸은 노화를 늦춘다.

    

    




    힘들게 하는 '이유'를 안다. 우리 인생사 중 몇몇 가지의 일들은 '양(+)의 선형 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좋은 '효과'를 얻기 위해 더 많은 것을 '투입'한다.


    심지어 '기울기'를 더욱 가파르게 하기 위해 ''를 쓴다. 그렇게 '강도'를 높인다. 하지만 우리의 인생사는 '영업매출 목표'가 아니다.


    우리의 인생 그래프는 '넙데데한 바가지'를 엎어 놓은 모양이다. 애를 쓰면 오르다가, 정체되다가, 무리해서 계속 애를 쓰면 내려간다. 관계도 마찬가지고, 감정도 마찬가지고, 우리 몸도 마찬가지다.

    

    '양(+)의 선형 관계'는 '이상향'이다. 여기에 얽매이면 무리를 하게 된다. 이 '심적 압박'에서 벗어나 조금 '대충'해도 좋다는 마음이 필요하다.


    모든 일이 '양(+)의 선형 관계'를 갖진 못한다. 모든 사람이 '양(+)의 선형 관계'를 만들어 낼 순 없다. 그건 욕심이다. 그럴 필요도 전혀 없다.


    




    '운동을 하지 않아도 좋다'로 읽었다면 무지한 것이다. '운동에 강박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더 오랜 시간', '더 무겁게', '더 피곤하게', '더 강도 높게' 하는 게 좋은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의 기준에, 다른 나이의 기준에, 다른 체력의 기준에 스스로를 맞추면 안 된다. 이런 '강박'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대충' 운동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아껴야 한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자신의 몸을 인정하고 아껴야 한다. 예전만큼 못한다고 우울해할 필요 없다. 예전만큼 못하면 더 아껴주어야 한다.


    긴 시간 체력을 소진하지 말고, 제대로 된 운동을 꾸준히 하자. '제대로' 운동을 한다면 스스로 '임계점'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굳이 넘지 말자! 넘는다고 달라지는 것도 없다. 오히려 더 빨리 늙을 뿐이라 생각하고 몸을 아껴주자!


    빠르고 강한 것도 좋은 것이지만, 느리고 부드러운 것도 좋은 것이다. 인생사도 조금 대충 살면 편하듯이, 운동을 대하는 마음도 '조금 대충'이어도 괜찮다. 그러니 오늘 운동은 패스? ㄴㄴ 오늘 운동은 적당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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