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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n Oct 21. 2023

국립극장

작가가 되는 꿈

국립극장이 어디에 있는 곳이지? 지도앱을 켜고 찾아봤다.


장충동. 조금 생소한 동네였다.


다양한 독립출판물을 만날 수 있는 축제가 국립극장 앞 광장에서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난생처음 한번 가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수필, 소설, 그림책, 심지어 너무나도 아기자기한 굿즈 등 자기만의 개성이 담긴 창작물을 스스로 출판/제작하여 판매할 수 있는 상품으로 만들어 내고 스스럼없이 독자들과 소통하는 뭇 작가님의 모습이 멋져 보였다. 나는 상상조차 하지 못할 일을 씩씩하고 대담하게 해 내신 그분들을 현장에서 뵙고 싶었다.


아직 여름 볕이 따갑게 내리쬐던 9월의 어느 주말, 에코백을 어깨에 둘러메고 물통을 챙겨 씩씩하게 집을 나섰다.


국립극장에 도착하여 축제가 열리는 광장의 모습을 먼발치에서 찰칵찰칵 찍어보긴 하는데 작가님들의 부스에 다가가는 것이 너무나도 쑥스러운 것.


어중되게 왔다 갔다 하다가 겨우 용기를 내서 오랫동안 온라인에서 흠모해 왔던 한 작가님의 부스를 찾았다. (진작에 작가님 부스의 위치를 파악했으면서 용기가 나지 않아 뒤편에서 풍경 사진 찍는 척 딴청 핀 건 안 비밀)


나로서는 어마어마하게 멋진 일을 해낸 분을 영접하는 것이어서 적잖이 긴장됐다. 두근두근. 입에 침이 마르고 목소리는 기어들어 갔지만, 아랫배에 힘을 주고, “안녕하세요. 작가님! 온라인에서 작가님의 글과 그림을 열심히 보다가 책을 내셨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뵙고 싶어서 찾아왔어요.”라고, 인사드렸다.


준비된 멘트를 너무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렸나 싶은 순간, 온화하게 웃으시며 “어머! 감사합니다. 오늘 처음 찾아주신 손님이세요.”라고 환대해 주셨다.


그 이후는 말할 것도 없이 훈훈하게 흘러갔다.


개인적인 삶의 경험과 소소하게 묻어 둔 나만의 이야기가 상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생생한 현장이었다.


작가님의 2024년 그림 달력을 손에 쥐고 뿌듯한 마음으로 축제의 장을 떠나며 감히 ‘나도 언젠가는!’이라는 달콤한 꿈을 꾸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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