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무거운 날들이 있다. 지금 이 마음을 누군가에게 털어놓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그런 날. 내게도 그런 날들이 있었다. 그럴 때 나는 '누구'를 찾아갔을까. '누구'에게 솔직하게 내 마음을 털어놨을까. 정말 내 솔직한 모습을 보였던 사람은 대체 '누구'였을까.
나라는 존재를 그냥 '나'로 봐주는 사람이었다.
스스로 생각했을 때 못나 보이는 내 모습을 말해도 될 것 같은 사람. 나라는 사람을 한가지 모습으로 규정짓지 않고 "그럴 수도 있지."라고 무덤덤하게 이야기해 줬던 사람. 사람은 완벽할 수 없다고, 네가 처한 상황에 따라, 또 그날의 네 기분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는 거라고, 그러니 스스로를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나의 아무런 이야기를 들어주는 그런 사람.
누구에게나 결핍은 있다. 누군가에게 쉽게 털어놓지 못하는 무언가가 있다. 숨겨둔 마음의 상처가 있다. 사람의 생김새가 다르듯, 각각이 가진 상처도, 성향도, 서로의 모습도 모두 다 다르다. 내 모습이 일정하지 않듯, 상대방도 그럴 것이다.
내가 누군가에게 내 생각을 강요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이유. 내 생각이 중요하듯, 다른 사람의 생각도 중요하니까. 그것도 그 사람 생각이니까.
그래서 이 책은 그냥 스쳐 지나가면 된다.
그래도 혹시나 우연하게 만난 당신이
내 이야기 중 단 몇 문장,
아니 한 단어에라도 멈춘다면,
잠시라도 힘이 되었다면.
난 그걸로 됐다.
그게 아주 사소한 거라도 괜찮다.
이 글은 내 관점일 뿐이라는 걸 너무 잘 아니까.
또 날것 그대로의 문장이라는 것도.
그저 각자의 속도대로, 각자가 원하는 대로.
그렇게 천천히, 흘러가는 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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