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프면, 사랑도 피곤해진다.

이상하게, 사랑이 버겁다.

by Karin an

가끔은 사랑을 하고 있으면서도 외롭다.
마음은 여전히 있는데, 관계는 버겁다.
그 사람이 싫어진 것도 아닌데, 자꾸 짜증이 나고,
사랑보다는 피로가 먼저 앞선다.


나는 그걸, 체력이 바닥났을 때 가장 뼈저리게 느꼈다.
몸이 무너질 때, 감정도 같이 무너진다는 걸.

한창 센터 운영이 가장 힘들던 시절이었다.


아침 9시 수업부터 밤 10시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돌아갔고,
나는 강사였고, 운영자였고, 상담사이기도 했다.

몸은 쉬지 못했고, 마음도 숨 쉴 틈조차 없었다.


그 와중에 연애를 했다.

상대는 좋은 사람이었고, 나도 그를 좋아했다.

하지만 관계는 자꾸 어긋났다.

그가 말 한마디를 하면, 나는 날카롭게 반응했고
서운함은 쌓이고, 대화는 점점 피로해졌다.


그때는 몰랐다.
나는 ‘사랑이 식어서’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그건 사랑의 문제가 아니라, 내 몸과 마음이 바닥이었던 것이었다.

체력이 떨어지면, 에너지 자체가 고갈된다.
그리고 감정도 얇은 유리잔처럼 예민해진다.

눈물은 사소한 일에도 흐르고, 이해심은 줄어들고,
사랑의 바탕이 ‘기대는 감정’이 아니라 ‘견디는 감정’이 된다.


특히 여성의 몸은,
주기적인 호르몬 변화와 체력 저하, 수면 패턴의 영향에 따라
감정의 진폭이 크게 요동친다.

오죽하면, 여자의 몸은 ‘호르몬 그 자체’라고 하지 않는가.


그럴 때는 마음이 지친 게 아니라,
몸이 지쳤을 수도 있다.

한 번은 센터에서 허리 통증을 호소하던 회원님이 내게 말했다.


“요즘 아이가 자꾸 날 힘들게 해요. 근데 이상하게…
제가 허리 안 아플 때는 그렇게까지 미워지진 않았거든요.”


그 말을 듣고 나 역시 내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다.


몸이 힘들면, 사랑도 흔들리는구나.
감정의 근육도, 몸처럼 피로에 약하다는 걸.


그 후 나는 내 몸부터 돌보기로 했다.
관계를 지키고 싶다면, 나의 체력부터 먼저 지켜야겠다고 생각했다.

하루 10분이라도 햇볕을 쐬며 걷고, 필라테스를 통해 굳은 몸을 다시 펴고,
커틀벨을 들며 몸을 단단히 만들었다.


잘 자고, 잘 먹고, 긴 호흡으로 숨을 제대로 쉬었다.

그러자 관계를 바라보는 내 마음도 달라졌다.

그 사람은 그대로였는데, 내가 다시 웃을 수 있었고,
상처 대신 이해가, 짜증 대신 말이 먼저 나왔다.


사랑은 여유가 필요하다.
그 여유는 어디서 올까?
마음에서? 배려에서?


아니다.
여유는 몸에서 온다.


내 몸이 회복되면, 감정도 회복된다.

사랑을 지키고 싶다면, 감정만 붙잡지 말고,당신의 체력부터 점검해 보길 권한다.

단단한 몸에서, 부드러운 사랑이 자란다.


요즘 당신의 사랑에는 여유가 있나요?

오늘 당신의 몸은 안녕한가요?

혹시, 지금 느끼는 사랑의 버거움이 지친 몸의 신호는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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