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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요유 May 11. 2024

마지막 여행

참 좋은 인연입니다

2015년 10월, 폐암을 동반한 신장 암으로 세상을 떠난 친구가 있다.


우리는 고등학교시절에 만나 함께 지내온 친구였다. 친구들과 나 4명이서 투병 중인 친구가 마지막 여행을 원하여 강원도 일대를 2박 3일 여행했다. 여행 다녀온 후 너무 힘들어하다가 마지막 순간 부평 성모 병원 호스피스병동에서 세례를 받고 운명을 했다. 친구가 그립다. 세상을 뜨기 전 문병을 왔던 사람들이 조금씩 도움 주었던 돈을 모아 자신의 마음을 뒤돌아 보며 썼던 마지막 시집을 내어 소중한 분들에게 나눠주고 떠났다. 시집 제목은 <참 좋은 인연입니다>이다. 나에게 주었던 시집 첫 장에는 '언제나 걱정 속에 힘들어했던 너의 마음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힘이 되어 주지 못해 미안하다. 언젠가 얼마 남지 않은 날에 나와 언덕 위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자꾸나' 하던 말이 너무 그립다. 얼마나 아팠는지 진통제로만 버티다가 갔다. 오늘의 기도는 매일 '신이시여~! 내일도 이 방 문을 드나들게 하옵소서~!'였다고 한다.


주위에서 아무리 위로의 말을 해준다 해도 그 친구는 매일 "나는 혼자"라고 되새기며 살았다고 한다. 언젠가 하늘나라에서 만나게 되는 날 그 친구는 날 알아볼 수 있을까? 아무리 변했다고 해도 우리 친구들은 금방 알아볼 것이다. 지금 70살을 바라보고 걷고 있는 이 시간. 너무나 많은 이들이 내 주위를 떠났다. 매일매일 그들을 위하여 기도를 드린다. 그리워할 수 있는 이들이 많다는 것은 지금껏 살아오면서 행복이라고 말하고 싶다. 주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많은 좋은 사람들과 이 좋은 날을 함께 할 수 있다는 자체가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 가족들과 이웃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사는 동안 작은 정성이라도 맘껏 베풀고 싶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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