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쌍과 장기하가 콜라보했던 곡 [우리 지금 만나]를 개사해서 글쓰기에 비유하여 불러봤다.
혼자 직접 불러본 것도 몇 년 만이고 개사한 것은 처음인데 좋았다.
우리는 글쓰기를 주저한다.
지금은 어떤 장르의 글이든 일필휘지로 써내고 마는 나도 그랬다.
종종 사람들이 내게 묻는다.
그렇게 많은 글을 꾸준하게 써나가는 방법을 묻는다.
그러면 대답은 늘 같다.
그냥 쓴다.
누구나 글을 쓰는 것은 단락을 쓰려고 하기 때문에 걱정부터 깔고 시작한다.
그렇다면 한 문장부터 써보자.
한 문장이 어렵다면 단어만 나열하자.
나열한 단어들을 바느질이나 손뜨개를 하듯 성격에 맞게 이어 붙여서 연결하면 문장이 된다.
그 문장들이 모여서 단락이 되고, 한 편의 글이 되어, 마침내 책이 된다.
글쓰기에도 근육이 있다는 말이 있다.
의도적으로 글을 써서 훈련하면 그 글쓰기 근육이 강화된다.
점점 많은 글을 쉽게 써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품질은 그다음이다.
여기에 서사를 넣으면 글이 물결을 친다.
그 물결의 흐름을 타고, 파도를 타면서 정신을 차려보면 걸레 같은 초고는 나온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읽고 쓰는 글은 사실 입자의 집합이지만 사실 그것은 파동이라고 생각한다.
그 파동을 독자와 함께 만들면 좋을 것 같다.
아래는 리쌍과 장기하의 [우리 지금 만나] 개사 버전의 가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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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지금 쓴다 (쓴다)
아 당장 쓴다 (당장 쓴다)
우리 지금 쓴다 (쓴다)
아 당장 쓴다 (당장 쓴다)
휴대전화 너머로 짓고 있을 너의 표정을 나는 몰라
(몰라 몰라 나는 절대로 몰라)
우리 지금 쓴다 (쓴다)
아 당장 쓴다 (당장 쓴다)
우리 지금 쓴다 (쓴다)
아 당장 쓴다 (당장 쓴다)
말문이 막혔을 땐 니가 쓰는지 안 쓰는지 나는 몰라
(몰라 몰라 나는 절대로 몰라)
들어봐 그러니까 어제 너랑 헤어지고
새벽에 친구 잠깐 만나서 당구치고
술 한잔 걸치고 바로 집으로 와서 썼어
배터리가 없는 줄은 몰랐어
그러니까 니 친구가 클럽에서 본사람은 내가 아냐
만약 그 사람이 나라면 난 니 남자 친구도 아냐
자꾸 뭘 걸어 엄마를 어떻게 걸어 말 막 하지 말어
일단 쓰고 나서 얘기해 집에서 딱 대기해 당장 데리러 갈께
우리 지금 쓴다 (쓴다)
아 당장 쓴다 (당장 쓴다)
우리 지금 쓴다 (쓴다)
아 당장 쓴다 (당장 쓴다)
말문이 막혔을 땐 니가 쓰는지 안 쓰는지 나는 몰라
(몰라 몰라 나는 절대로 몰라)
모든 게 들통났네 모든 게 들통났어
일단은 써야지 만나서 빌어야지
지금은 너무나 불리해
오늘은 하늘이 왜 이리 슬프게 보일까
(야야야야야야야)
배터리는 다 떨어져 가는데
너도나도 아무런 말이 없는데
충전기는 멋대로 엉켜있는데
별수가 있나 써야지
왈가왈부 싸움에 지쳐 전화기 던지기 일보직전
너 때문에 또 미쳐 올해 난 벌써전화기 세 번째 바꿨어
그거 아니면 돈을 아꼈어 낚였어
너와의 싸움에 그러니까 제발 내 말 끝까지 들어
내 말 막지 마 난 속이 끓어
일단 지지고 볶고 싸우던 풀던 우선 쓰자
간단히 차나 한잔 하자 캐러멜 마끼야또 지금 바로
우리 지금 쓴다 (쓴다)
아 당장 쓴다 (당장 쓴다)
우리 지금 쓴다 (쓴다)
아 당장 쓴다 (당장 쓴다)
말문이 막혔을 땐 니가 쓰는지 안 쓰는지 나는 몰라
(몰라 몰라 나는 절대로 몰라)
우리 지금 쓴다 (쓴다)
아 당장 쓴다 (당장 쓴다)
우리 지금 쓴다 (쓴다)
아 당장 쓴다 (당장 쓴다)
말문이 막혔을 땐 니가 쓰는지 안 쓰는지 나는 도저히 모르겠으니까
그냥 당장 쓴다
(쓴다 쓴다 당장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