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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왜 살아?

by 부소유

빅터프랭클의 <로고테라피>를 읽고 있는데 초등학생 아이가 내게 와서 무슨 책을 읽는지 물었다. 난 대체 이 아이에게 이 책을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막막했다. 하지만 아이의 질문에 말문이 막히는 쪽필림을 받아들이기 싫어서 즉각적으로 대답했다. 이 책은 왜 사는지 묻고 생각하는 책이라고 말했다. 비록 책의 초반부를 읽고 있었기 때문에 내 대답이 책의 성격에 완전히 맞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리고 내가 아이에게 너는 ‘왜 사는지’ 바로 되물었다. 아이는 잠깐 고민하더니 문득 어떤 생각이 떠오른듯 10초만에 본인의 서재에 다녀왔다. 그러고는 기가막한 대답을 했다.


“기분 좋을려고”


난 순간 놀랐다. 이렇게 탁월한 대답이라니. 그렇다! 우리는 기분이 좋을려고 살아간다. 조금 고리타분 하지만 매슬로의 욕구 5단계도 그것을 말하고 있다. 생리, 안전, 소속, 타자 인정, 자기 인정 모두 기분이 좋기 위함이다. 누가 기분 나쁘려고 살겠는가. 난 여기에 재미로 엄마에게도 같은 질문을 해보라고 했다. 아이는 신나서 엄마에게 대답을 듣고 와서 말했다.


“엄마는 행복할려고 산데”


역시 좋은 대답이다. 과연 누가 불행하려고 사는가. 이어서 아이는 이거다 싶더니 내게 질문을 되돌렸다. 아이가 요즘 자주 하는 수법이다.


“아빠는 왜 살아?”


당했다. 난 갑작스러운 질문에 다시 말문이 막혔다. 하지만 그 짧은 순간 빠르게 고민했다. 어떤 대답을 해야지 초등학생 아이가 받아들일 수준일까. 그리고 10초만에 대답했다.


“꿈. 꿈을 꾸며, 꿈을 이루기 위해서 살아.”


내가 대답했지만 좋은 대답이었다. 아이도 인정하는 눈치로 수긍하며 되돌아갔다. 잠시후 셋이 모여 식사를 하며 왜 사는지 질문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주고 받으며 정리했다. 아내가 이어서 정리했다.


“우리 세명은 모두 좋은 생각을 갖고 있어서 좋네.”


그렇다. 좋은 기분, 행복, 꿈. 이 세가지가 궁극적으로 우리가 살면서 잊고 가는 우리 삶의 목적이 아닐까. 우리는 학교에 가면서, 출근 하면서, 미팅을 앞두고, 시험을 앞두고, 어떤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 혹은 어떤 고통 속에서, 슬픔, 아픔 속에서 수많은 걱정과 고민을 하며 불안에 시달린다. 하지만 그 안에서 어떤 가능성으로 아주 작은 행복이라도 찾고, 그것으로 기분이 좋아진다면, 꿈에 다시 다가가는 것이 아닐까. 내가 사는 이유, 우리가 사는 이유. 그것은 잘 살기 위한 것이 아닐까. 다시 말해 조금 상투적이고 통념적이지만 잘 사는 것은 마음 먹기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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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처럼 살고 싶지만, 현실은 이방인의 뫼르소 처럼 살고 있습니다. 싯다르타 처럼 속세를 벗어나고 싶지만, 현실은 호밀밭의 홀든 콜필드 랍니다. 뭐 그럼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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