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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홍 Jun 05. 2024

시어머니의 촌스러운 가정식 <나물의 여왕>


시어머니는 이름 모를 나물 요리를 참 맛있게 만드십니다.

부추, 콩나물, 시금치나물 정도나 만드는 저로선 우리나라에 먹을 수 있는 나물요리가 이렇게 많구나, 탄복하게 되는데요.


취나물, 고사리, 도라지, 가지, 방풍나물, 냉이, 두릅, 미나리 등등... 특히 씀바귀와 머위대 나물은 들어도 자꾸 까먹을 만큼 낯설었어요.


매콤하게 양념한 씀바귀나물은 쓴맛이 나서 꺼려지다가도 자꾸 당기는 맛이 있어 식욕을 돋웁니다.  

머위대는 고구마 줄기의 굵은 버전처럼 보이는데, 두툼한 것이 파스타 중 펜네처럼 보여요.

들깨가루를 가득 뿌려 먹으면 아삭아삭 씹는 맛이 좋죠.


질리지 않는 된장찌개와 함께 머위대볶음, 가지나물, 미나리무침 등으로 건강한 한 끼를 먹었습니다.

세상에 맛있는 음식이 차고 넘치지만 찌개와 나물이야말로 진정한  '한국인의 밥상'이 아닐까 합니다.

 

시어머니는 머위대를 주신 지인분의 몸이 아파 걱정이라고 하시네요. 어머님 연세쯤 되면 남편은 물론 친구도 세상을 떠난 분들이 많다고 해요.

살아있어도 다리가 아프고, 몸 여기저기가 고장 나 만날 수가 없다고.


사랑도 우정도 내가 살아있다고 해서 평생 지속될 수 있는 게 아닌가 봅니다.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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