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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결국봄 Aug 07. 2019

다시 먹어보는 냉면, 을지면옥

한식 분석

제목에는 ‘다시 먹어보는’이라고 썼지만, 냉면에 대한 기억은 2년 동안 입에 달고 살은 백령도 냉면, 고깃집 냉면 그리고 단체급식에서 경험한 냉면이 전부였다. 평양냉면은 정말 처음이었다. 방송과 글로 접한 평양냉면의 맛은 내가 먹어 온 냉면의 맛의 계열과 완전히 다를 거라는 생각을 했다. 약간의 설렘과 새로운 음식에 도전하는 불안감을 갖고 을지면옥을 향했다.

을지면옥은 평양냉면을 먹어보지 못한 내가 알 정도로 꽤 유명한 집이다. 을지로3가역 5번 출구를 나오자마자 흔히들 말하는 노포 감성과 마주할 수 있다. 유백색의 벽면에 붓으로 쓴듯한 물 빠진 파란색의 '을지면옥'이 노포 감성을 확 느끼게 해준다. 세월의 흔적들을 진열해 놓은 좁은 복도를 거쳐 을지면옥의 진짜 입구에 들어선다.


1. 을지면옥_가격

물냉면을 주문하고 면수 한잔을 받았다. 따뜻하고 구수한 면수를 마시며 주변을 둘러봤다. 물냉면과 비빔냉면의 가격은 12,000원으로 냉면 치고는 비싼 가격이지만, 평양냉면을 기준으로 봤을 때는 적절한 가격이라고 생각했다. 이외에도 냉면과 함께 먹을 수 있는 수육(소고기), 편육(돼지고기) 등이 판매하고 있었다.



2. 을지면옥_맛 평가

필자는 냉면 그대로의 맛을 즐기기 위해서 식초, 간장, 겨자, 후추를 넣지 않고 그대로의 냉면을 먹었다. 평양냉면 애호가들이 말하는 메밀의 향과 국물의 육향을 느끼기 위해서 집중하고 냉면을 먹었다.

을지면옥_물냉면

고명

을지면옥은 고명으로 파, 청양고추, 편육, 제육, 삶은 계란, 고춧가루를 올려준다. 파는 향이 굉장히 강한 향신채 중 하나다. 뜨거운 소고깃국에 파를 올려서 먹는 것처럼 냉면에도 파를 뿌렸을 수도 있지만, 크게 느껴지지 않는 육향을 느끼는 데에 파는 불필요한 고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청양고추는 몇 개 올라가 있지 않았지만 단조로운 평양냉면의 맛에 변주를 주는 포인트였다. 간혹 가다 씹히는 이 매운맛이 닝닝한 맛을 가시게 해 줬다.

오버쿡 된 고명

편육과 제육은 확실히 면과 같이 먹었을 때 육향을 배가시켜준다. 그러나 오랜 시간 끓여지면서 맛은 육수로 거의 다 뽑히고 퍽퍽한 식감만 남은 고기라는 것도 느껴졌다. 삶은 달걀은 어떻게 둘러댄다고 해도 둘러댈 수 없는 최악의 고명이었다. 회색이 보이는 명백히 오버 쿡 된 달걀이었다. 직접 메밀면을 뽑고 육수를 뽑아내는 장인이 만들어낸 고명이라고 생각하기 싫은 고명이었다. 12,000원이 점점 비싸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국물

첫 평양냉면이었기 때문에 평양냉면의 수식어인 슴슴하다를 느끼고자 했다. 일단 국물은 얼어있는 상태가 아닌 시원한 상태로 나왔다. 맑고 투명한 국물을 마시고 나서 슴슴한 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생각보다 간이 강했다. 그런데 간의 균형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칠맛과 짠맛의 균형이 맞지 않았다. 감칠맛만 극단적으로 높여서 어느 정도의 짠맛이 느껴지는 맛이랄까? MSG 본연의 맛이 느껴졌다고 해야 할까? 그러나 국물에서 확실히 육향이 느껴졌고 동치미 국물과 섞어서 만드는 국물과 확실히 차별점이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면은 뚝뚝 끊어진다고 하기도 쫄깃하다고 하기도 그런 중간 지점에 있는 식감이었다. 메밀 향은 잘 느껴지지 않았다. 사장님께 여쭤본 결과 메밀이 주재료이고 부재료로 전분을 사용한다고 하신다.



3. 을지면옥_결론

냉면 앞에 식초, 겨자, 간장 등이 왜 놓여 있는지 알 것 같았다. 입맛에 맞춰서 먹으면 될 것을 괜한 고집을 부렸다. 약간의 식초를 곁들이면 닝닝하다고 느껴지던 맛이 중화되기 때문에 식초를 곁들여서 먹으면 좋을 것 같다. 한 번 먹고 좋다, 안 좋다를 판단하기 어렵지만, 먹기에는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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