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길이 맞는지 알려주시겠어요?
이 길이 맞는지 알려주실래요?
저와 여러분이 삶을 살아가면서 느낄만한 고민, 걱정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함께 공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 부족한 지식과 식견에 여러분의 고견을 들려주시면 함께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되지 않을까요?
여러분은 결혼하셨나요? 저는 아직 미혼입니다. 34세 남성이니까 사실 결혼 적령기이기도 합니다.(나이만 적령기라는 뜻 정신은.. 글쎄요) 저는 울산에서 태어났다 보니 친한 울산 친구들은 대부분 결혼을 했습니다. 실제로 12명 울산 친구 중에서 올해 말까지 결혼하는 친구를 포함하면 저 포함 단 2명만 미혼인 상태에 직면하게 됩니다. (이제부터 진짜 눈치게임입니다. 꼴등은 면해야죠) 하지만 서울에 살면서 알게 된 친구, 동생, 형들은 아직 미혼인 분들이 많습니다. 인조이 유어라이프라는 느낌이 물씬 나는 나 홀로 족도 많은 게 현실입니다.
사실, 나이가 그!렇!게! 중요하다곤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지만 이 나이가 되었으니 결혼해야 돼! 라는건 게임으로 치면 레벨 99가 되었으니 승급해야 돼! 이런 비현실적인 수순이 아닐까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 보단 진짜 하고 싶고 해야 될 때라 여겨질 때 하는 게 결혼 아닐까요?
예전엔 '결혼'하면 사랑하는 사람이 1번으로 떠올랐습니다. 당연히!! 지금도 1번은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떠오르는 것이 '집' 입니다. '결혼=집'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결혼에 집은 필수품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포근하고 안전한 집에 살게 하는게 모든 남자의 바램 아닐까요?
물론 월세나 전세로도 살 수 있고, 그렇게 시작하는 분도 많다는 걸 압니다. 제 주변에도 많고요. 하지만 저의 개인적인 바램은 조금이라도 무언갈 더 갖추고 결혼을 하고 싶습니다. 그렇다고 마냥 시간을 늦추고 다 갖출 때까지 기다려달란 말이 아닙니다. 제가 생각하는 특정 시간 동안, 그 시간 내에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집을 마련할 수 있다면, 그런 조건을 마련해두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사는 게 더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는 '함께 산다는 것'입니다. 저는 20살부터 14년간 혼자 살다 보니 누군가와 함께 오래 있는데 익숙하지 않습니다. 명절이나 종종 부모님을 뵈러 울산을 찾으면 엄청 어색하거나 불편한 건 아니지만 저도 모르게 제 시간이 필요하고 조용하게 있고 싶은 순간에 직면합니다. (물론, 결혼 이야기를 꺼내실까 염려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한 번씩 그런 상상을 해봅니다. 결혼하면 24시간, 1년 내내 같은 공간에 지낼 텐데 종종 불편하진 않을까? 그렇게 살아본 적이 없어서 과연 어떨까?라는 궁금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왜냐면 부모님과 사는 것처럼 마냥 편하고 후리 하게(?) 지낼 수는 없을 테니깐요. 적어도 아내이자 인생의 동반자에게 너무 편하고 후줄근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그렇게 좋게만 생각되진 않기 때문이죠. 물론, 개인의 시간을 존중해주고 여가시간, 친구를 만나는 시간 등을 갖는다면 당연히 서로가 더욱 끈끈해질 수도 있겠죠?
누가 그러더라고요. 여자는 결혼하면 희생한다.라고요. 어릴땐 무슨 말인지 잘 몰랐습니다. 하지만 '출산' 이라는 생각에 다다르자. 백번 천번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남자로서, 미혼자로서 출산에 대해 제가 얼마나 이해할 수 있겠어요. 아무리 생각하고 고민해도 절.대.로 여성분들이 느끼는 어떤 심리적인 부분은 털끝 하나도 이해하지 못할 겁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 경험을 통해 간접적으로 느낀 순간이 있었습니다.
저는 누나가 있는데요. 나이 터울이 조금 있습니다. 제가 이십대 초반에 누나가 아이를 가졌고, 저는 조카를 갖게 되었습니다. 누나는 울산에 살다보니, 자주 볼수가 없었는데, 출산한날 엄마와 함께 간적이 있습니다. 울산에 있는 한 조리원을 찾았습니다. 오래된 기억이라 어떻게 갔는지는 잘 떠오르지 않지만, 누나가 있는 곳의 병실 문을 연 순간은 또렷히 기억이 납니다. 누나의 시선이 저를 지나 엄마에게로 향했고, 누나는 바로 눈물을 흘렸습니다. '엄마... 미안해' 라고요. 그리곤 제게 시선이 멈추더니 말하더군요. '엄마한테 잘하라고..' 그때 저도 모르게 울컥했습니다. 철없는 이십대초반의 무뚝뚝한 남자라 고생했어, 많이 힘들었지 등의 살가운 말 한마디 못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이미 눈물이 폭포수처럼 흘렀고, 저도 같이 엉엉 울고 싶었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아, 아이를 낳는다는건 정말 위대한 일이구나. 라고요.
그런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아이를 낳는 부분에 있어서는 전적으로 여자분의 의견을 존중합니다. 사실, 제가 갖고 싶거나 갖고 싶지 않거나의 문제는 그리 중요한것 같진 않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아이를 갖고 싶은지, 아이를 키우고 싶은지가 더 중요한것 같습니다. 저는 전적으로 그 의견을 지지하고 응원하며, 조금 이라도 보탬이 되기 위해 무한의 노력을 할 뿐이죠.
앞서 말했듯이, 결혼 적령기다 보니 어떤 사람과 결혼해야 되는지 궁금합니다. 남자라면 당연히 여자의 '외모'를 최우선으로 보겠죠? 하지만 얼굴이 전부가 아니듯, 성격도 봐야 되는 게 아닐까요? 착함! 이런 요소는 무조건 중요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미래 와이프로 어느 정도의 지적인 면과 최소한의 능력 또한..? 자, 이렇게 시작하면 되려 스스로에게 묻게 됩니다. 그래서 나는 그 정도로 괜찮은 사람인가? 사람은 이기적인 동물이라 상대에게 바라는 건 한도 끝도 없이 늘어나면서 정작 스스로의 모습을 객관화할 줄은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고요. 막연히 생각한 결혼에 적합한 이성의 요건은 무한대의 조건들로 가득했었습니다. (꿈은 크게 꾸라던가요.) 하지만 자기 객관화를 해본 후,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보았습니다. '나는 몇 점짜리 남편감인가?' 그리고 나선,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결론이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나아가 가장 중요한 생각에 다가섰습니다. 바로, '상대의 조건을 바라지 말고, 내가 모든 조건을 갖춘 사람이 되자' 결국, 내가 좋은 사람이 되면 좋은 동반자가 옆에 있지 않을까요?
주변에 결혼한 사람들이 좀 많다 보니, 이런 질문을 많이 하곤 합니다. '결혼 생활 만족하세요?' 저는 개인적으로 '행복'이라는 게 엄청 대단하다기보다 하나의 감정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책 '행복의 기원' 에도 나와 있듯이 행복하기 위해서 사는 게 아니라 살기 위해서 행복이 필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결혼 생활이 '행복'하냐?라는 질문보다, 결혼 생활이 '만족'스러운지가 더 궁금했습니다. 결국 삶은 살아가는 것이고 살아감에 있어서 만족할 수 있다면 충분히 행복한 삶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죠.
이 글을 저희 부모님이 싫어합니다.
결혼은 결국 선택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절대 필수적인 게 아닌 것이죠. 현재 삶에 만족감이 높다면 결혼이라는 장치가 없어도 충분히 잘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사람은 아닐 것 같군요. 제 선택은 결혼하고 싶다. 입니다. 약간의 로맨티스트 기질이 있는 지라, 평생의 동반자를 만나는 게 인생에서 엄청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제 인생의 가장 중요한 비전은 화목한 가정을 이뤄 즐겁게 사는 것입니다. 여기서 화목한 가정이 목적이 되겠죠. 그렇기 때문에 결혼을 통해 화목한 가정을 이룬다면 자아 성찰도 이룰 수 있지 않을까요?
글을 써 내려가다 보니, 결혼은 해야겠다. 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궁금한 건 과연 '언제'가 정답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