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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사벽의 세계에 진입하기

인생은 돌고 돌아

by 마음은 줄리어드

고등학교 학예회 준비를 할 때다. 내가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고 바이올린을 켜는 후배와 함께 공연을 한 적이 있다.


그 때 바이올린은 나에게 내가 도달할 수 없는 전혀 딴판의 세상이었다. 피아노 선율과 맞추는 현악기, 신기했다. 누군가가 바이올린을 켜는 모습을 내 인생에서 가장 가까이서 봤던 때다. 넘사벽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로부터 삼십 여년의 세월이 흘러 인생을 돌아 범접할 수 없었던 세계에 내가 우연히 진입했다.


영어를 전공했던 것, 운동을 미친 듯이 했던 것, 책을 미친 듯이 읽고 글쓰기에 몰입했던 경험들. 그 우회의 길들은 이 한 길을 위해 터놓았던 길들이었던 것 같다.


영어와 운동과 책과 글쓰기가 음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설레는 날들이다.


지난 며칠 동안 나는 내 삶을 마치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것처럼, 일종의 풍경처럼 바라보게 되었다. 그리고 삶의 모든 부분들이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느낌을 더욱 절실히 받게 되었다.
<고맙습니다>, 올리버 색스, 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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