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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하기에 딱 좋은 나이

마흔이라는 걸림돌을 디딤돌로

by 마음은 줄리어드

스즈키 1권 마친 현악기 햇병아리. 전공에 대한 야망을 음악 전공자들과 나누니 하나같이 이 질문이 돌아온다.


"학위 따서 뭐 하려고? 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경제적으로 생각해봐. 한 학기에 오백인데 그걸 들여 뭘 할 건데. 네 나이를 생각해봐. 그냥 취미로 즐겨."


마음 속에서 반항적인 반문이 나온다. 그럼 남은 사십 해 동안 제2의 인생을 음악과 함께 살고픈데 이건 그냥 과욕일 뿐인가? 음악 말고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인가? 마흔은 전문적으로 무언가를 시작하기엔 늦은 나이인가? 학위 같은 건 마흔셋이 꿈꾸지 말아야 할 건가?결과를 생각하고서만 도전할 수 있는 건가? 그냥 해보면 안 되나?


여든세 살에 우연히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올해 아흔네 살이 된 김두엽 화가는 "여든세 살, 그림 그리기 딱 좋은 나이"라고 말한다. 어느 누가 여든세 살을 그림 그리기 딱 좋은 나이, 내 나이 마흔셋을 바이올린하기에 딱 좋은 나이라면 믿을까? 우리는 음악이라면 꼭 어린 시절부터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튜버 밀라논나 할머니의 좌우명은 "걸림돌을 디딤돌로!" 였다. 남들이 다 걸림돌이라고 하는 나이라는 숫자, 나에게도 디딤돌이 될 수 있을까? 내 나이가 음악을 하는 데 어떤 디딤돌이 될 수 있을까? 악보를 더 폭넓게 바라보는 통찰력 하나는 어린 시절보다 훨씬 더 나아졌다고 할 수 있다.


마흔셋은 현악기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나이였다고 고백할 날이 나에게도 오길 바란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세요. 신이 기뻐하시며 성공의 문을 열어주실 것입니다. 당신의 나이가 이미 80이라 하더라도요. 사람들은 늘 '너무 늦었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사실은 '지금'이 가장 좋은 때입니다.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 수오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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