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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우

이 컬러에 끌리나요?

by Redsmupet
B42 옐로우/옐로우

바틀명 : 수확

바틀을 섞으면 나타나는 컬러 : 옐로우

기조 : 지적인 명료함, 기쁨과 행복은 자아의 알아차림에 대한 이해를 가져온다.

확언 : 나는 나에게 주어진 지식에서 기쁨을 얻는다. 나는 존재의 가벼움을 느낀다.

키워드 : 태양, 자아, 자존감, 지성, 유머, 기쁨, 명료함, 걱정, 불안, 성취, 태양신경총




오직 불을 통해서만 대장장이는

금속을 그의 설계대로 당기고 펼 수 있다.

오직 불을 통해서만 예술가는

용광로에서 정제한 순수한 금을 얻을 수 있다.


불사조는 먼저 불에 타지 않고서는

불사조가 될 수 없다.

나는 죽어서야, 시간이 멈추고서야 도달할 수 있는 그곳까지

당당하게 올라가고 싶다.


내가 말한 그 불이 나를 구원해주었다.

나는 그 안에서 새로운 힘을 얻고 회복되었다.

비록 내가 이미 죽음과 함께 하는 것 같을지라도.


불은 본래 하늘에 닿으니

나는 그것을 통해 화해하고 용서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틀림없이 나를 하늘 위로 데려다줄 테니까.


- Michelangelo, Sonnet 59번 번역


고대 인도인들은 인간의 몸속에 신성한 뱀이 잠자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 신성한 뱀은 몸을 세 번 반 감은 채 우리 몸통의 가장 아랫부분에서 잠자고 있다. 잠자던 뱀이 깨어나면 몸통의 아랫부분에서부터 정수리까지 뱀이 올라오는데, 그 통로에 7개의 스위치가 있다. 빨, 주, 노, 초, 파, 남, 보! 우리 몸에 무지갯빛 불을 켜주는 스위치가 뱀이 올라가면서 하나씩 하나씩 차례대로 켜진다. 정수리까지 올라간 뱀은 그곳에서 시바신과 하나가 된다. 이 뱀의 이름은 쿤달리니이며, 뱀이 올라가면서 켜는 스위치는 차크라라고 한다. 우리 몸에 잠들어있던 쿤달리니가 시바신과 하나가 되는 과정을 고대 인도인들은 의식의 진화과정이라고 여겼다.


뱀이 정수리로 올라가면서 세 번째 스위치를 켜면 옐로우 빛이 환하게 빛나게 된다. 고대 인도인들은 이곳을 마니푸라 Manipura라고 불렀다. 흔히 마니 mani는 보석을, 푸라 pura는 도시를 뜻한다 하여 보석의 도시라고 해석하지만 마니 mani는 '귀한 것'이라는 의미이기도 하고 '에너지' 자체를 뜻하기도 한다. 그리고 푸라 pura는 '연결'이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마니푸라는 귀한 것이 연결되는 곳, 혹은 에너지가 연결되는 곳이라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고대 인도인들은 마니푸라를 '불의 센터'라고 했다. 이곳은 우리 몸의 부엌과 같은 곳으로 화덕에 불을 붙여 몸에 들어온 모든 것을 요리하는 곳이다. 여기서 만들어진 요리가 우리에게 제공되는 에너지다. 요리의 재료는 내면이 아니라 외부에서 가져온다. 우리가 배우는 지식, 경험을 통해 알게 되는 것, 일상에서 생겨나는 감정들이 마니푸라의 솥에 담겨 불로 조리된다. 실제로 이 차크라의 위치는 위가 있는 부분이다. 위가 위액으로 음식물을 분해해서 몸에 흡수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만들듯이 마니푸라, 우리 몸의 옐로우 빛 차크라는 우리가 외부에서 가져온 모든 것들을 소화하고 흡수한다. 위액을 닮은 옐로우 빛이 반짝일 때 우리는 왕성한 지적 호기심으로 자신의 세상을 넓혀나간다. 세상의 많은 것들을 내면의 부엌으로 가져와 이리저리 요리해서 자신의 것으로 섭취하면서 온전한 존재로 성장해간다. 배움의 즐거움, 성취의 기쁨이 이 사람의 마음에 가득해진다.


마니푸라 차크라는 숫양의 상징과도 연결된다. 양은 불의 신 아그니 Agni의 상징하기도 하지만 희생양을 상징하기도 한다. 희생양은 의식을 행하는 이들이 살기 위해 죽어야 하는 제물이다. 삶을 위한 죽음, 그래서 마니푸라 차크라는 죽음과 부활을 의미하기도 한다. 무엇이 죽고 무엇이 새로 태어나는가? 이것은 실제의 생과 사가 아닌 상징이다. 열매가 떨어져서 썩어야 씨앗이 땅으로 돌아가 새로운 싹을 틔우는 것과 같은 순환을 상징하는 것이다. 옐로우 빛 불구덩이에서 죽는 것은 지금까지 동일시 해오던 자신의 모습이다.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고 생각해왔던 자신의 모습.


[여기에 있는 불은 (...) 분리되고 모순된 것들이 함께 녹아 있기 때문에 치유력이 있다. 마니푸라는 물질들이 함께 섞이고 함께 녹는 용광로와 유사한 만남의 불이다.] - 아놀드 비틀링어, <칼 융과 차크라>


'분리되고 모순된 것'이라고 말한 것은 내가 아는 나의 모습과 내가 알지 못하는 나의 모습, 내가 좋아하는 나의 모습과 절대로 인정하고 싶지 않은 나의 모습이다. "이건 내 감정이야", "이건 내 생각이야"라고 여겨왔던 모든 것들, "내가 이럴 리가 없어"라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마니푸라의 불구덩이로 들어가서 녹는다. 죽는다. 그리고 새로운 무언가가 그 안에서 만들어진다. 대장장이가 금속을 불에 달궈 무언가를 만들어내듯이, 예술가가 용광로에서 순수한 금을 정제하듯이.

칼 G. 융은 감정적으로 겪게 되는 것만 마니푸라의 용광로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한다. 나의 감정을 묻히지 않은 건 아무것도 노란 용광로에 들어갈 수 없다. 감정을 묻힌다는 건 투사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투사란 내가 아닌 무언가에게 나의 어떤 면을 갖다 붙이는 것이다. 어떤 학자는 이것을 껌에 비유했다고 한다. 내가 씹던 껌을 어떤 사람, 혹은 어떤 대상에게 붙여놓는 것, 그래 놓고 그 껌은 자기가 씹던 게 아니라고 믿어버리게 되는 것이 투사다. 그런데 이건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다. 자기도 모르게 무의식 중에 벌어지는 일이다.

이런 생각이 올라온 적이 있는가?


"저 사람 정말 어이가 없다.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

"이해가 안 돼. 왜 저래?"

"저 사람은 정말 저래서 너무 싫어!"

당신이 이해할 수 없는 그 모습, 너무 싫은 그 성격, 치가 떨리는 그 무엇은 사실 당신이 그 사람에게 붙여놓은 껌딱지다. 그건 그 사람의 것이 아니라 당신의 것, 당신이 가진 당신의 모습이다.


혹시 이런 생각은 어떤가? 해 본 적 있는가?


"저 사람 너무 부러워. 나도 저랬으면."

"너무 멋져. 닮고 싶어."

"이 사람은 왜 이렇게 이유 없이 좋지?"

당신이 너무 부러워하는 그 모습, 닮고 싶은 그 능력, 알 수 없는 매력 모두 실은 당신의 것이다. 이것 역시 당신이 그 사람에게 붙여놓은 껌딱지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것에만 감정이 생긴다. 우리 안에 없는 건 아무리 형편없어도, 아무리 훌륭해도 아무런 감흥을 일으킬 수 없다. 우리 마음의 작동 원리가 그렇단다. 그래서 칼 G. 융은 저렇게 말한 것이다. 감정이 묻어있지 않은 건 그 무엇도 노란 불길이 이글거리는 불구덩이로 들어갈 수 없다고 말이다.

사실 이론적으로 아는 건 그렇다 치고 이걸 나에게 대입하고 싶지는 않다. 내가 정말 거부하고 싶은 누군가의 모습이 실은 내 모습이라는 걸, 그런 모습이 나에게 있다는 걸 받아들이고 싶지 않으니까. 그런데 이걸 할 수 있게 해 주는 게 옐로우란다. 마니푸라 차크라.


"이 감정의 정체가 뭐지?"

"이 사람의 무엇이 이런 감정을 불어온 거지?"

"나의 무엇이 이 사람에게서 이런 감정을 불러오는 거지?"

"아하! 내 안에 이런 모습이 있었구나."


우리가 미처 몰랐지만 이제는 알게 된 모습, 빛으로 나온 그림자는 우리가 미처 몰랐던 가능성이다. 삶의 지평을 넓혀줄 새로운 나!


옐로우 컬러가 끌리는 당신, 지금 혹시 불안한가? 초조한가? 자꾸만 누군가와 비교하게 되는가? 열등감에 빠져있는가? 자꾸만 자신이 작아지는가? 그렇다면 지금 마음의 부엌, 마니푸라 차크라를 점검할 때다. 화로에 불이 너무 약해졌는지도 모른다. 너무 웅크리고 있어서 불길이 타오를 만큼 충분한 산소가 공급되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너무나 많은 것들이 바깥에서 한꺼번에 들어와서 불을 덮어버렸는지도 모른다. 꺼져가는 불을 살리는 방법은 먼저 산소를 공급하는 것이다. 불길에 바람을 불어넣는 것이다. 일단 웅크린 몸을 좀 펴자. 쫄아 있는 마음을 좀 펴자. 노란 불이 활활 타오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자.


당신은 원래 태양처럼 빛나는 사람이다.

태양이 빛을 잃으면 모든 생명이 빛을 잃는다.

그러니 당신은 빛나야 한다!

당신의 반짝이는 눈빛이,

세상을 향한 자신감이,

배움의 충동과 자발성에서 나오는 기쁨과 충만함이

곁에 있는 이들에게 닿으면,

그들의 내면에서도 태양이 떠오른다.

당신은 그런 사람이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태양이 떠오를 때 새로운 하루가 기적처럼 문을 엽니다.


태양이 일군 땅에서 우리는 '성취'라는 선물을 받게 됩니다.


때로는 너무 높은 곳에 올려놓은 당신의 목표가 당신을 불안하게 할 지도 모릅니다. 당신의 도전이 중앙선을 넘듯 무모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 안에서 반짝이는 옐로우는 사실 퐁퐁 샘솟는 기쁨의 샘이랍니다. 성취의 원동력이랍니다. 샘물로 가는 길을 잘 기억해보세요!

<Photo by 홍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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