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께서 가브리엘 천사를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이라는 고을로 보내시어, 다윗 집안의 요셉이라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를 찾아가게 하셨다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가브리엘 천사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마리아 '이게 무슨 말이지?'
가브리엘 천사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그분께서는 큰 인물이 되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라 불리실 것이다......"
마리아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가브리엘 대천사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드님이라 불릴 것이다...... "
마리아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 루카복음 1장 26-38절재구성
블루의 키워드가 함축된 장면, 수태고지.
블루의 대표적인 키워드는 '평화', '신뢰', '양육', '소통', '상위 의지'이다.
블루가 당신에게 묻는다.
"당신의 평화를 흔드는 것은 무엇입니까?"
블루가 던져주는 힌트,
"신뢰가 깨졌던 순간을 떠올려보세요. 어떤 이에 대한 신뢰든, 당신 자신에 대한 신뢰든 혹은 세상에 대한 신뢰든 말이죠. 혹시 지금이 그런 순간인가요?"
다시 수태 고지로 돌아가 보자. 마리아가 살던 시절, 처녀가 임신을 하면 돌로 쳐서 죽이라는 율법이 있었다. 약혼자가 있긴 했지만 마리아는 아직 혼전이었다. 천사의 말을 따른다는 건 그녀에게 목숨을 건 도박이나 다름없었다. 성경 구절에 너무나 평화롭게 표현된 이 장면 속 마리아는 정말 평화로운 상태였을까? 그녀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본다.
'이게 무슨 날벼락이야?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벌어진 거지? 아무 일 없이 그냥 순탄하게 요셉과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고 싶어. 결혼도 하기 전에 임신이라니! 요셉이 날 믿어줄까? 돌에 맞아 죽긴 싫어. 너무 무서워!'
그녀의 마음이 보통 여자인 나의 마음과 다를까? 천사에게 나는 싫다고, 나는 그걸 감당할 그릇이 안되니 딴 데 가서 알아보라고 저항해볼 수도 있었을 텐데 순순히 "Yes"라고 말해버린 그녀의 용기는 어디에서 나온 걸까?
블루는 그 용기가 '신뢰'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나에게 벌어지는 모든 일이 다 이유가 있음을 받아들이는 것, 내가 할 일은 나를 찾아온 어떤 일을 온전히 경험하는 것, 인생이 그 경험을 통해 나에게 주고 싶은 선물이 있다는 걸 믿는 것, 이것이 블루가 말하는 신뢰다.
우리를 찾아온 어떤 경험 앞에서 우리가 해야 할 질문은 "왜 하필 나야?" "왜 나한테만?" 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배워야 하기에 이 경험이 나를 찾아왔는가?"라는 것이다.
블루 컬러가 끌리는 당신은 지금 당신의 삶에 "Yes"라고 말하고 있는가, "No"라고 저항하고 있는가?
블루는 "No"라고 말할 때 동굴 안으로 숨어버린다. 사춘기 자녀가 어르고 달래고 문을 부술 듯이 쾅쾅 두드려도 귀를 닫고 이불을 뒤집어 쓴 채 버티는 것처럼 "No"라고 말할 때 블루는 깊은 동굴로 들어가서 큰 바위로 동굴 입구를 막아버린다.
당신 혹시 지금 동굴 안에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있는가? 아니면 동굴 밖에서 문 좀 열어보라고 소리치고 있는가?
동굴 안에 있다면, 당신을 그 안으로 들어가게 한 것은 무엇인가? 그 안에서는 평온한가? 동굴 안에서 평온하다면 그것으로 좋다고, 당신에겐 지금 동굴이 필요하니 그것에 "Yes"하면 된다고 블루는 말한다. 당신에겐 수렴의 시간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배터리가 간당간당한 핸드폰은 어떻게든 충전하면서 정작 자신은 방전된 줄도 모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쉬면 된다. 영원히 쉬는 것만 아니면 뭐 어떤가? 배터리가 다시 100%가 되고 나면 어차피 나오고 싶어 질 것을.
혹시 당신은 쾅 닫힌 문 앞에서 나오라고 소리 지르고 있는 사람인가? 동굴 속으로 들어간 그 사람이 당신의 평화를 깨는가? 왜 그런가? 그가 영영 나오지 않을까 봐 불안한가? 그가 당신을 무시하는 것 같아 화가 나는가? 그의 행동이 답답한가? 그냥 그에게 맡겨보는 건 어떤가?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지. 그 속이 편안해지면 다시 나오겠지'라고 말이다. 어차피 당신이 소리치면 소리칠수록 블루는 더 깊은 동굴로 들어간다.
당신이 동굴 안에 있든 밖에서 나오라고 소리치고 있든 당신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것은 믿지 못하는 마음이라고 블루는 말한다. 동굴 안에 있는 내가 영영 그 안에 갇혀버릴까 봐 낙오되어버릴까 봐 불안한 마음, 이것은 나를 믿지 못하는 마음이다. 동굴 밖에서 애가 타는 마음, 불편한 감정, 이것은 곧 그 사람을 믿지 못하는 마음이다.
우리는 왜 자신을 믿지 못하게 될까? 왜 그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될까? 왜 세상을 믿지 못하게 될까?
많은 사람들이 "경험"때문이라고 말한다.
"너도 그런 경험 해봐~ 믿게 되나"라는 말.
그런 경험은 어떤 경험일까? 천차만별이겠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다. '내 생각대로' 혹은 '내 뜻대로' 되지 않았던 경험이라는 것이다. 그게 일이든, 사람이든, 상황이든 결과가 나의 예상이나 기대와 너무 달랐던 경험이 우리에게서 신뢰를 뺏어간다.
Mike Booth는 우리가 자신의 정체성(identity)을 고집하지 않을 때 블루의 평화가 찾아온다고 말한다. 혹시 당신에게서 신뢰를 뺏어갔던 그 경험이 당신의 정체성을 건드렸던 게 아닐까? '나는 ~~ 한 사람인데' '너와 내가 어떤 사이인데' 이런 것들.
세상 모든 것이 변하는데 유독 하나의 정체성만 고집하는 이에게 그 정체성을 건드리는 경험은 선물이라고 블루가 말한다. 그 옷은 너무 오래 입어서 다 헐어버렸으니 이제 새 옷으로 갈아입어보라고 내미는 생의 선물.
"너도 그런 경험 해봐. 믿게 되나"라는 말은 선물을 주는 우리의 인생에게 당신은 배신자라며 더 이상 못 믿겠다고 화를 내는 것인지도 모른다.
블루 빛깔이 내면에서 빛날 때 우리는 삶을 온전히 신뢰할 수 있게 된다. 삶을 믿게 되면 삶이 어떤 경험을 가져오든 그 속에서 배움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배움은 우리에게 무한한 변신의 기회를 선물한다.
블루 사람들의 아름다움은 그에게 탑재된 소통능력으로 이 빛을 주변에 전달하는 것이다. 블루 사람의 말에는 힘이 있다.신뢰를 줄 수 있고 진심을 전달할 수 있는 힘이 그의 재능이다.
그러니 블루 사람이 잠시 충전하러 동굴에 들어간다고 닦달하지 말고 그 사람을 믿고 기다려주자.
동굴로 들어간 블루가 나라면 그냥 나를 믿고 기다려주자.
블루는 맑고 파란 하늘을 상징합니다. 푸른 하늘은 우리에게 평온함과 고요함을 선물합니다.
고요함에 잠길 때, 우울해질 때, 무기력해질 때, 당신 안의 블루가 당신만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어부가 물고기의 마음을 어쩌지 못하듯, 우리도 삶에게 무엇을 가져다 달라고 요구할 수 없습니다.
당신의 아들임에도 그의 삶을 그저 믿고 지켜봐준 성모마리아의 양육 에너지, 그게 블루의 힘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