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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아쑤아 Oct 19. 2022

막내는 역시 사랑둥이!

출생 순서에 따른 성격차이 - 막내 편

예상하지 못한 시기에 셋째가 찾아온 것을 알았을 때 솔직히 반가움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아이 둘 키우는 것도 힘든데 셋은 어떻게 키우나..

어차피 생긴 아이라면 딸이길 바랐지만 아들인 것을 알고 걱정은 더 커졌다. 아들 하나 키우기도 힘든데

둘은 어떻게 키우나.. 하고.

 

걱정 속에 만난 셋째는 그야말로 사랑둥이였다. 아기 때는 잘 먹고, 잘 자고, 잘 노는 것만으로도 효자라고 하는데 우리 막내는 그랬다. 책은 가장 덜 읽어주며 키웠지만 감성은 가장 풍부해서 문학소년이라고 불린다. 예쁜 꽃이나 나뭇잎을 주워다 선물로 주고, 내가 "이거 먹을래?" 하고 물으면 "안 먹고 싶은데~"라고 거절하고 나서는 "내가 안 먹어도 엄마 괜찮지?"라고 물어본다. 본능적으로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알아차리고 살피는 것 같다. 딸도 이렇지 않은데 아들이 이러니 나는 참 신기할 때가 많다.

막내는 느린 성향의 아이다. 말도 36개월이 거의 되어서 하기 시작했고, 한글도 1학년 입학할 때까지 다 떼지 못했다. 소근육 활동도 더딘 편이었다. 하지만 우리 부부의 눈에는 마냥 귀여운 셋째라서 인지 그리 걱정스럽지 않았다. 12월생이라서 같은 반 친구들 중 생일이 가장 늦은 편이니 그럴 수 있다고 늘 말해주었고

우리도 그렇다고 생각했다. 유아기 때는 개월 수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나니까. 솔직하게 생각해보면 첫째나 둘째가 늦었다면 아무리 12월생이어도 셋째 때처럼 느긋하게 기다리지 못했을 것 같다. 실례로 첫째가 말이 늦었을 때 얼마나 불안해했는지! 그때를 생각하면 셋째가 말이 늦을 때 느긋한 것이 신기할 정도다.

한글을 가르칠 때도 비슷했다. 첫째는 50개월쯤 쉽게 한글을 뗐다. 둘째는 7살(72개월)이 되어서 한글을 가르쳤는데도 어려웠다. 그래도 입학 전에는 한글을 떼야한다고 생각해서 7살 여름방학부터 집중해서 가르쳤는데 생각대로 진도가 나가지 않아서 얼마나 싸웠는지 모른다. 그 이후로 둘째는 나랑 공부하기를 싫어한다. 그렇게 입학한 둘째는 코로나로 학교를 거의 가지 못했음에도 뒤처짐 없이 수업을 따라갔다. 이런 경험이 있다 보니 셋째에게는 늘 느긋하고 뭘 해도 귀엽기만 하다. 그래서인지 셋 중 가장 성격이 느긋한 아이도 막내이다.

아이의 모든 문제가 다 부모탓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같은 부모, 같은 환경에서 자라는 우리 삼남매만 해도

개성이 뚜렷하게 다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부모가 느긋하면 아이도 편안하게 자란다는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인 것 같다. 막내를 바라보는 시선으로 첫째, 둘째를 바라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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