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디 말로 동기부여가 가능하다면
짠, 정신무장 Quote라 해서 성공한 기업인의 마인드셋 이야기를 기대했다면 오산.
또 NBA 얘기다.
이전에도 몇 번 짧게 글에서 언급했던 NBA 선수들의 마인드셋 이야기인데, 지금의 나에게 가장 필요한 이야기라서 요즘 지치고 힘들때면 이 말들을 스스로 되뇌곤 한다.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마인드셋에 있어서는 운동선수들의 인사이트를 따라갈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NBA 선수들이 마주한 상황을 일반 기업에 대입해서 보면 더욱 확실히 알 수 있다.
- 48분의 시간 동안의 경기 결과가 내가 있는 조직(팀)의 성과를 즉각적으로 보여준다.
- 매일 나의 기록과 기여도가 수치화되어서 전세계에 공개된다.
- 내 기여도를 보고 세상 모든 사람들이 왈가왈부한다. 하루 크게 못하면 비난과 지탄은 필수적으로 동반한다.
- 계약직이다. 조직에 맞지 않다고 여겨지거나 성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해고(방출)되거나, 다른 조직으로 이동(트레이드)된다.
- 다음 기회란 없다. 연습 때 아무리 많은 성공(골)을 해도, 실전에서 한 번의 실수(클러치 타임에서의 슛미스)가 역적으로 만들어버리기도 한다.
- 실수(실책/턴오버 측정)를 봐주지 않는다. 심지어 내 실수의 횟수를 세고 있다.
이 상황을 견디는 직업군이다. 이 사람들이 자신들의 마인드셋을 다지기 위해 매일같이 되뇌는 말이라면, 이제 신빙성이 어느 정도 생겼을 것이라고 감히 예상한다.
이 중 가장 좋아하는 Quote 3가지를 일화와 함께 소개한다.
나에게는 세 가지 Quote들이 매일같이 강한 자극을 안겨주고 있지만, 누군가에게 특히 소개해주고 싶은 말인지, 그리고 이 말을 갖고 그 다음 액션 플랜이 무엇일지를 함께 적어보았다.
Trust The Process
- Joel Embiid (Philadelphia 76ers)
가장 영향을 많이 주는 말이다.
필라델피아는 2010년대 NBA 팬들이라면 알아주는 약팀이었다.
2013년에 포텐셜 높은 빅맨 조엘 엠비드를 드래프트 3픽으로 뽑았으나, 2013년부터 2015시즌까지는 조엘엠비드가 수술, 재활의 시기를 거치면서 팀은 최하위라인에 머물렀다.
2016년 벤 시몬스라는 대어가 뽑히기까지, 조엘엠비드는 항상 말했다. "Trust The Process"
물론 그가 가장 먼저 한 말은 아니었지만, 최소한 엠비드는 인터뷰마다 이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지금은 상황이 안 좋지만, 프로세스를 믿어라. 우리는 프로세스를 믿는다."는 이 확신의 한 마디는, 2016시즌부터 팀의 성적이 상승곡선을 그려감에 따라 어느새 필라델피아라는 팀을 대표하는 말이 되어 있었다.
팀이 상위 시드에 들어온 이후에 어떤 기자가 엠비드에게 다시 물었을 때, 그는 필라델피아 팬들에게 한 말이기도 했지만 엠비드 자신에게도 매일같이 건네고 싶은 말이었다고 밝혔다. 스스로 자기최면을 건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지금의 프로세스, 이게 끝이 아니라, 대업을 위한 과정에 있다는 것. 그 것을 스스로 믿었기 때문에 엠비드는 내면의 단단함을 이룰 수 있었다.
명확한 자기진단 (메타인지) 후 상황이 안 좋은 것을 파악했다.
다음 스텝은? Trust The Process다. 일단 나부터.
82경기 중에 16승만 하고 리그 꼴지를 달리는 팀에서도 조엘 엠비드는 Trust The Process를 외쳤다.
사람들은 비웃었고, 니가 뭐라고 그렇게 말하냐며 욕을 퍼부었다.
2020~2021 시즌 현재, 필라델피아는 동부 컨퍼런스 1위에 올라있다.
강력한 우승후보가 된 상태에서도 조엘 엠비드는 "Trust The Process"를 여전히 외치고 있다.
To : 현재의 안 좋은 상황이 너무 오래 지속되고 있는 이들
Action Plan : 매일 같이 외치고, 보이는 곳에 박제해라. "Trust The Process" !!
Strive For Greatness
Lebron James (LA Lakers)
르브론제임스가 입에 달고 사는 말이다. 마이클조던이 예전에 했던 말과도 비슷하다. 마이클조던은 '평균이 되려고 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었다.
르브론제임스는 정량적으로 높은 위치, '최고'라는 자리에 오르라는 뜻에서 Greatness를 언급한 것은 아니다. 다만 그는 스스로 훨씬 더 무겁고 숭고한 의미로서의 Greatness를 강조한다. Strive For Greatness는 최고를 쫓는다기보다는 '위대함'을 찾아나간다는 의미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스스로 이 의미에 대해서 굉장히 오랜 시간 생각해왔었다. 어떻게 르브론제임스라는 선수가 이 말을 커리어 내내 가슴에 새기면서 스스로 동기부여해올 수 있었을까. 그가 깨달은 점은 무엇이길래 그는 이토록 강한 마인드셋을 갖게 되었나. 숱한 인터뷰들과 르브론제임스의 SNS 게시글들을 정독한 결과, 내가 얻은 깨달음은 르브론 제임스가 이 Quote를 통해 하고자 하는 말이 결국 'Greatness'가 아니라 'Strive'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었다.
어느 정도가 Greatness일지 모른다. 오히려 가늠이 안 갈 정도의 위대함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좋다'.
보이는 위치에 있는 단편적인 목표라면 신경쓰이는 '결승점'일 수 있지만, 보이지 않는 '위대함'이라면 그저 계속 노력하고자 하는 마인드를 다져나갈 뿐이다.
르브론 제임스가 오하이오 주에 저소득층 아동들을 위한 학교도 설립했는데 (I Promise School이라는 이름이다), 그 학교에서도 Strive For Greatness 슬로건이 학교 벽면에 붙어 아이들에게 동기부여를 준다.
아이들에게 르브론이 '목표지향'에 대해 이야기하려 했을까. 아니다. Strive의 가치에 대해 알려주려고 한 것이다. 어떻게 보면 엠비드의 Trust The Process와도 결이 맞는 말이다.
To : 목표, 결과의 압박을 받고 있는 이들.
Action Plan : Strive For Greatness... strive....되뇌어 봅니다... 어떻게 작은 말 한 마디가 한 선수를 최고의 자리로 올려놓았을지 생각해보면서
Be Your Own Goat
Phil Handy (LA Lakers 코치)
GOAT, Greatest of all time의 약자다. '역대 최고'라는 의미. 스포츠에서 역사가 기억하는 1위로 남아있는 선수들에게 이 GOAT 칭호를 붙인다. 13~18년도동안 클리블랜드에서 코치로 재직하면서, 16~17시즌 르브론제임스와 NBA 파이널 우승까지 함께 맛본 필핸디 코치는, NBA에서 손꼽히는 명코치 중 한 명으로 정평이 나있다. 18~19 시즌 토론토에서도 우승, 19~20 시즌 레이커스에 와서도 우승, 거의 우승 청부사다.
이 필 핸디 코치는 Be Your Own Goat 라는 스포츠의류 브랜드를 만들어 이끌고 있는데, 이 슬로건이 대단히 인상적이다. 너만의 영역에서 GOAT가 되라는 이 말, 누구에게나 강점이 있고,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영역이 있는 법이다. 그 영역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이들도 있는가 하면, 누구에게는 아직 소박한 크기로 있을 수도 있고, 겉으로 쉽게 드러나지 않는 영역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나만의 영역은 항상 존재하기 마련. 그리고 이 영역에서 GOAT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라고 필핸디 코치는 외치고 있다.
GOAT라는 것이 그저 멀게만 느껴질 수도 있다. 실제로 GOAT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앞에서 Trust The Process와 Strive For Greatness가 그러하였듯, Process가 꼭 성공적이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Greatness가 성과랑 직결되는 개념이 아니듯이, GOAT가 되어야 한다는 압박의 문구가 아니다. 나 스스로에게 힘을 주기 위해 필요한 개념이다. 스스로의 한계를 가둬두지 않고, 굉장히 멀리, 크게, 넓게 보고 있다는 것이 이 세 문구의 공통적인 지향점이 아닐까.
To : 주변에 능력짱짱 일잘러가 너무 많아 자존감에 위협을 받고 있는 이들
Action Plan : 여기서만큼은 내가 GOAT다라고 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보자. 열심히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