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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ue Moon Jun 03. 2024

보부아르를 만난다면 좋겠어

 보부아르처럼 나이들기

내 삶은 현실이 될 아름다운 이야기, 내가 살아가면서 스스로 만들어 낼 이야기가 될것이다.
-시몬 드 보부아르-


누군가는 여자 나이 오십이 넘으면 더이상 예쁜구석도 없고, 더구나 여자다움도 없는데다 억센 아줌마의 모습만 남는다고 한다.


지금 오십대는 100세 시대에 견주어보면, 청춘이다. 이때의 여성의 모습이란 20대처럼 파릇하고, 돌발적인 모습은 아니다. 대신, 적당한 끼'와 편안한 예쁨이 있는 제2의청춘기가 아닐까?.


까놓고 말하자면, 오십대의 여성이란, 20대의 몸매처럼 매력적이지도 않다. 윤이나는 매큰한 피부도 더 이상 아니다. 하지만 50대는 톡톡튀는 매력대신 절제된 아름다움이 있다.


오십이 넘으면서 어떻게 잘 늙어 갈 수 있을까? 하고 오래전부터 고민해왔다. 그러던 중, 책 속에서 보부아르와 부딪혔다. 길을 걷다 우연히 마주친 사람처럼 , 그녀는 내 마음을 끌어 당겼다.


보부아르는 꽤 오랫동안 노년의 삶을 고민했고, 그렇게 그녀가 씨름했던  노년을 풀어간 흔적을 따라가 보았다.  


그녀는 나의 노년을 위한 롤모델이였다. 단번에 '아! 그렇지, 보부아르구만!'하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철학자며 소설가이자 페미니스트인 보부아르는 뚜렷한 의지를 가지고, 자유롭고 열정적인 삶을 산 여인이다.


보부아르가 쉰 살이였다. 어느날, 거울속의 자기 모습을 보고 '자기 나이'와 충돌 한다.


어느날은 거리에서 마주친 한 젊은 아씨로부터는 '어머! 꼭 저희 엄마 같애요' 라는 소리를 들은후, 늙는다는 사실은 '충격' 그 이상이였다.  그녀는 그런 충돌로 인해 한동안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나이와 충돌한 그녀는 그 나이에도 여전히 아름다웠다. 점점 들어가는 나이를 절감하면서도 결코 뒤쳐지지 않았다.


그녀는 자유를 누렸고, 연인 사르트르와의 사랑도 평생을 유지했다. 그런 삶만큼 열정적으로 노년을 살았던 여인이 보부아르다.


그녀는 나이 들어가는 것이 죽기보다 싫었지만 결국은 나이와 평화로운 협상을 한다. 나이듦을 인정 하며 어떻게 나이들 것인가를 고민 한다.


보부아르는 우선, 과거를 받아들이라고 한다. 과거란 불행과 행복의 순간 - 그 과거를 통해 자신을 치유 하고 어떻게 살 것인지 생각하게 한다.


친구를 사귈 것을 권유한다.  친구는 정말 인생에서 중요한데,  현재 우리 자신과 과거에 있는 나를 연결해 주는 고리 역할을 하기때문이다.


때로는 이해할수 없고, 못 마땅하게 여기는 부조리를 그냥 받아들이라고 충고한다.


그러면서 가끔은 모든일에 나서지 말고 조심스럽게 한발 물러나라고 충고 한다. 이전보다 부딪 치고 흔들리는 일에 덜 걱정하고 불안 하라고 한다.


습관을 가지라고 권유한다. 보부아르는 습관적으로 좋아하는 글을 쓰며 책을 읽고, 음악을 듣겠다고 다짐했다. 이런것들이 그녀가 하루를 채우는 방식을 개발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중요한것은, 남의 생각에 신경 써지 마라고 충고한다. 이런 신념을 가지고 있었던 보부아르는 자신이 생각하는 바대로 살았다.


또한 무엇이든지 호기심을 잃지 않았다. 예를들어, 자기 좋아하는 것을 하는것이다.  그녀는 평생 여행하기를 즐겨했고, 여행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았다. 그녀는 낭만적인 여행가이기도 했다.


모든일에 열정적이되 때론,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종용한다. 그녀도 쉼이 필요할때면 모든것을 내려놓고 여행을 했다.


그래서 보부아르는 훌쩍 떠나기도 했다. 어느날은 감쪽같이 로마로 날아가 연인 사르트르와 로마에 흠뻑 빠져들기도 했다.  


보부아르는 언제나 열심히 일하고. 사랑하며 여행을 즐겼다. 궁금해 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최종적으로 자신만의 관심있는 분야에 열심히 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그녀는 말한다.


나아가 나이가 들면 , 먼저 하고 싶은 일 한가지를 정해놓고 꿈을 가지고 있는 것은 노년의 삶에 의미를 주는 일이다‘라고 힘주어 말한다.


62세를 넘어서 부터 죽는 순간까지 글을 쓰고, 사랑하고, 여행하며 뜨겁게 살았던 그녀의 삶만큼 열정적이고 싶다.  


주위에 돌아만 보아도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오십대의 여인들은 정말 대단하다! 당차고, 스마트하고, 능력 있고 , 부지런하고, 늘 뭔가를 배우려는 의지도 넘친다.


나도 막 오십에 접어들면서 '나이들어간다는 것과 충돌'했다. 그런 오십대를 온전히 받아들이기로 한지 얼마되지 않았다. 이 연재를 시작하면서 절실히 느꼈던 한가지가 있다.


'오십대야 말로 밸런스가 있는 나이가 아닌가?' 다.  '

Not too Cold , Not too hot  너무 춥지도, 너무 덥지도 않은 딱 좋은 상태, 그 순간이 오십대다. 최고의 순간이다!.


파리의 센강변에 보부아르의 다리'가 있다고 한다. 언젠가 그 다리를 거닐고 싶다. 또 그녀가 공부했던 소로본대학가를 거닐어보고, 카페를 사랑했던 그녀가 즐겨 찾던 카페 드 플로르에 앉아 커피를 홀짝거리고 싶다.


충분히 매력적이고, 당당하고, 깊게 사랑하고, 사색하며 삶을 즐길줄 알았던 보부아르, 그녀를 만나고 싶다.



  Source of Image-The Art of Fiction



'좀 발칙한 오십대‘ 연재는 17화로 끝납니다.

한 달간 휴식기를 가진후, 다음 연재 ‘엄마, 미쿡은 어케 왔슈?’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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