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lue Moon Aug 05. 2024

Dear Grandma, Grandma

손녀에게 할머니란 존재란

할머니에게

손녀란 어여쁘디 어여쁜 존재다.


그런 손녀가 시카고에 살고 있다.

손녀(나에게 조카)는 초등학교 6학년때 미국에 왔다. 대학을 졸업하고 간호사가 되었다. 병동 간호사가 힘들고 체질에 맞지 않는다고 정신과 병동으로 옮겼다. 멘탈 헬스에 관심이 있어 프랙티셔녈 간호사가 되겠다고 대학원에서 학업중이다. 일하고 공부하고, 연애하느라  눈코 뜰새없이 바쁘다.  


엄마는 손녀딸이 한국에서 초등학교 다닐때  함께 살았다. 일을 하는 언니를 돕느라 집안살림을 돌보고, 손녀를키웠다. 그래서 손녀와의 사랑은 특별하다.

 

손녀는 초등학교때 무척이나 날뛰고, 말괄량이였다. 몇살위인 그녀의 사촌 언니도 한가닥 (?)하는 말썽쟁이였는데 한동안 둘이서 할머니눈을 피해 온갖 심술궂은 일을 했다고 한다. 할매는 두 가시내들을 잡으러, 그 가시내들은 할매를 피하러 도망다니느라 술래잡기도 무지 했단다.


이제는 손녀가 서른이다. 할머니는 더이상 그때처럼 힘을 많이 쓰지도 못하고, 팔팔하지도 않다.

할머니와의 추억이 새삼 감사하고, 그리워지게 되었다.

할머니가 나, 키워주셨어! 하며 고마움과 애정을 전한다.


그래서 손녀는 할머니가 시카고에 있는동안 혹, 몸이 불편하거나 산책하기에 편안한 워커를 사왔다.


언니도, 나도 생각하지 못한 일이였다. 우리는 그냥, 힘들면 등산용 지팡이를 쓰면 되지 뭐' 했다.


엄마는 이전보다 걷기가 좀 힘들어졌다. 마음은 날아가고 싶은데…, 손녀가 사 온 워커를 한번 사용할 마음에 엄마는 그 다음날 당장 산책길에 나섰다.


"와~ 워커 너무 좋은데~이거 밀고 저어기 호숫가까지 다녀왔다고!" 하며 신이 나셨다. 워커는 애정하는 손녀가 애정하는 할매에게 높이 쏘아올린 공! 같은 멋진 선물이다.


할머니란.. 마치 고향같은 포근함을 주는 존재같다. 하늘에 떠있는 구름처럼 꺼리낌없고, 그저 고마운 사람, 그렇게 막 켜안고 싶은 사람이다.


나도 어릴적에 외할머니집에서 잠간 유년시절을 보냈다. 엄마가 일을 했기때문이다.


나도 조카못지않게 그때 그 작은동네를 사로잡을(?)만큼 터프한 말괄량이였다. 그럼에도 할머니는 나를  끔직히 사랑했다. 나도 할머니를 누구보다도 사랑했다.


그때는 몰랐다. 내가 어른이 되고나서야 안 사실이다. 할머니가 나의 유년시절에 행복덩어리를 만들어 준 사랑꾼이였다는것을.


손녀에게 할머니란 그런 어마어마한 바다가 아닐까.

좋다. 할머니란 . 그리움의 언어란.




함께하는 영화: My father's violin -Netflix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