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소바 적응기
오키나와 소바 얘기를 해볼까 한다. 검색만 해도 오키나와 소바에 대해 상당한 지식들을 찾아볼 수 있다. 나는 여행자로서 내가 접해왔던 관점으로 적어보겠다.
오키나와 여행을 준비하면 당연히 리스트에 올리게 되는 로컬음식 오키나와 소바. 묘하게 한국 음식과 닮은 듯 다르다. 첫 여행에서 오키나와 소바를 접한 느낌은, 너무 텁텁하고 이건 뭐지 싶었다. 그때 생각했던 워딩을 정확히 기억하는데 , '이건 그냥 덜 익힌 칼국수잖아'라고 생각했었다. 그렇게 처음엔 크게 실망을 하고 갔다. 이후 오키나와를 친구들이랑 다시 오면서, 필수 코스이다 보니 당연히 또 먹게 되었다. 그 사이 입맛이 변한 건지 아니면 두 번째라 익숙해진 건지, 이상하게 조금 더 입에 맞았다. 두 번 모두 같은 식당에서 먹었고, 친구들한테 맛은 기대하지 말라고 경고했는데, 의외로 처음보다 훨씬 맛있게 느껴졌다. 그렇게 몇 번을 자의 반 타의 반 먹다 보니, 점점 입맛에 맞아져 이제는 너무 맛있게 먹고 있다.
오키나와 소바 맛집을 검색하면 많은 가게들이 나온다. 오래전부터 유명한 가게 중 ‘카이로’가 있고, 나도 몇 번 갔었다. 관광객들에게 잘 알려져 있기도 하고, 츄라우미 수족관 근처라 묶어서 코스를 짜면 좋다. 또한 맑은 날엔 가게 앞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상당히 멋지다.
여긴 소바뿐 아니라 카레도 맛있었다. 처음 갔을 때 혼자라 뭘 먹을까 고민하다 소바와 카레 타코라이스 두 개를 다 시켰는데, 소바를 처음 먹은 바로 그날이라 카레 타코라이스가 훨씬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둘 다 좋아한다.
처음 먹고 어색하게 느끼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처럼 점점 맛있게 느낄 수도 있으니, 오랜만에 다시 간다면 한 번 더 맛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면과 별개로 국물은 대체적으로 한국인들이 좋아할 스타일이다. 국물 때문에라도, 술을 많이 마신 다음날엔 해장을 위해 꼭 찾게 된다.
이번 여행에서 문득, 동네를 헤매다 갑자기 오키나와 소바가 먹고 싶어 찾아간 집이 있었다. 근처에 평점 좋은 집을 구글맵으로 급히 찾아서 간 건데, 나의 오키나와 소바 맛집을 만나버렸다. 가게는 문비치 앞 진입로에 있지만 차로 지나갈 때는 가로수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가로수 옆 도보를 따라 가게들이 몇 개 있고, 그중에 평점이 좋아 들어갔던 집이 너무 맛있었다. 사장님이 일본어밖에 못하셨고, 메뉴도 일본어밖에 없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놀고 있었던 로컬 식당의 가정적인 분위기라서 더 기억에 남는다. 번역기로 대충 때려 맞춰 주문한 소바는 여태 먹어본 오키나와 소바 중에서 내 입맛에 가장 맞았다. 식사를 마친 후에 여기 대체 뭘까 하고 찾아보니, 소바 외에도 다양한 요리를 파는 식당이었다. 다음에 오키나와를 가면 여기부터 갈 것 같다. 매일매일 가서 오리온과 함께 사장님의 다양한 요리를 맛보고 싶다.
오키나와를 돌아다니다 보면 어딜 가도 집과 마을의 수호신 ‘시샤’들을 볼 수 있다. 생김새는 어찌 보면 한국의 해태를 떠오르게 한다.
시샤들은 집과 건물의 대문 기둥, 담벼락 위에 상징처럼 서있다. 나카도마리 마을을 여기저기 걸어 다니는 시간엔 집집마다 다양한 시샤를 보는 재미도 있었다. 오키나와의 상징이기도 해서 기념품으로도 많이 볼 수 있다. 늘 지나다니던 길에 귀여운 마스크를 쓴 시샤가 있어 기억에 남는다.
다음에는 오키나와 소바에 이어서, 오키나와만의 음식 몇 가지를 이야기해보려 한다.
다시 갈 준비, 오키나와 소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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