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공부 한 달 만에 첫 투자.. 왜 그랬니
근검절약은 했지만 투자는 모르고 살아왔다.
제대로 된 공부 없이 4년 동안 모은 5,000만원으로
작은 오피스텔의 임대인이 되어보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오히려 손해를 봤으니
투자라고 이름 붙이기도 민망했다.
어린 시절부터 "욕심부리지 말라"고 배우며 자라왔다.
돈 이야기에 거부감을 가지고,
돈에 대해 무관심 한 척 그저 성실히 살라고 말이다.
그래서 우리 부부도
하루하루 열심히 살다 보면 언젠가 돈 걱정이 없어지겠지 하는 마음으로
(이제와 생각해 보니 맞는 말이기는 한 것 같다!)
일과 육아에만 집중했다.
아니 그 두 가지만 하기에도 하루가 벅찼다.
얼마를 벌던 그 금액에 맞춰서 살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육아휴직을 거치면서부터 갑자기 회사 밖에서 돈을 벌고 싶어진 것이다.
돈 버는 방법이라고는 월급 밖에 모르는데
회사가 아닌 곳에서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까?
2020년, 세상은 온통 부동산 이야기뿐이었다.
그럼 부동산을 공부해 보기로 했다.
재테크, 부동산, 투자에 대한 책, 카페, 단톡방,
알고리즘이 이끄는 유튜브를 닥치는 대로 보기 시작했다.
특히 처음으로 알게 된 톡방의 세계는 신기했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끼리 온갖 투자 정보와 자신의 결과,
그 밖의 일상 이야기들을 공유하고 있었다.
톡방마다 주로 활동하는 몇몇이 대화를 주도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경험도 없고 아무것도 모르니 그저 눈팅만 반복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용어가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중간중간 대화를 알아듣게 되자,
내가 꼭 뭔가 아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아파트 투자만 해도
아파트의 입지,
현재의 아파트를 매매, 경매를 통해 매수하는 방법,
미래의 아파트를 분양권, 조합원 입주권의 형태로 매수하는 방법, 청약에 당첨되는 방법,
조합원의 종류에 따라 재건축, 재개발,
각각의 단계에 따라 조합설립준비, 조합설립인가,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까지의 과정..
그 모든 거래의 뒷받침이 되는 대출까지
알아야 할 것이 무궁무진했다.
일하다가 잠시 쉬는 시간, 출퇴근 시간, 점심 시간
잠깐의 이동 시간까지 틈만 나면 하루종일 유튜브와 카페의 글, 톡방에 빠져있었다.
읽을 것이 너무 많았다.
조용한 시간에는 책을 읽었다.
그런데 재테크 공부의 과정이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돈을 모른 척 살아왔지만
내 마음속에는 이렇게 돈을 더 벌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었다니..
신기했다.
아내는 회사에 대한 불만을 자주 말하던 내가
돈 공부를 시작하면서부터는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해주었다.
첫 공부를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3,000만원으로 지방 아파트 분양권을 매수해 보기로 하였다.
뭐든 처음 살짝 배운 사람은 자신의 지식을 과신하는데,
바로 내가 그랬던 것 같다.
거기에 "경험해 봐야 알게 된다"는 생각이 합쳐지자,
일단 뭐라도 해보고 싶은 마음에 일을 저지르게(?) 된 것이다.
아이들이 8세, 5세이던 시절이라
차에 태워서 2시간 거리의 동네를 두 번이나 가보고,
부동산에도 들러보았다.
나름대로의 고심 끝에 시작된 첫 투자.
짧은 공부를 통해 불현듯 시도해 보았지만
앞으로의 투자는 길 텐데..
다시 생각해 봐도 뭘 믿고 달려들었는지 :)
그저 손해보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