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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하다 말고 마음공부를 하고 있다

시작은 재테크, 지금 상태는 마음 약한 건축주

by 제미쓴 일단 해봐

분명히 시작은 재테크였고

회사만 다니고, 저축만 하던 내가

회사 밖에서 한 푼이라도 벌어보고 싶다는 마음이었는데

돈에 대해 공부해 봐야겠다 생각한 지

겨우 3년 만에 난데없는 건축주가 되어있다.


이 변화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우여곡절 끝에 집짓기의 착공이 시작되자

그때부터 이 프로젝튼 내가 굴리는 것이되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는

신기한 상태가 되었다.


물론 잘 안 되는 것에 대해 길길이 날뛰거나

어딘가에 전화해서 화를 낼 수도 있고

찾아가서 잘 부탁한다고 읍소해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결국 대부분의 일들은 내가 아니라

시공사가, 협력업체가, 구청 담당자가,

신축 사업에 관여되는 무수한 사람들이 하게 된다.


시작하고 발을 들여놓는 것은 나의 선택이되

그 이후의 다양한 일들은

내 손을 떠나서 타인에게 맡겨진다.


재테크를 공부하기 시작했고

우리의 삶을 바꿀만한 프로젝트를 찾다가

신축에 관심을 가져봐야지 했는데

이렇게 되었다.


kostiantyn-li-NJZJ5_i5vGg-unsplash.jpg 사진: Unsplash의Kostiantyn Li


내 마음대로 내 계획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것은 내 돈을 쓸 때조차도 그렇다.


회사를 운영하는 분들이

어느 종교의 독실한 신자가 되거나

미래를 점치기 위해 점집에 드나드는 이유를

아주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다.


집짓기를 시작하기 전 만 하더라도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약속에 나가 누군가를 기다리는 10분 사이에도

잠시라도 남는 시간은

하나의 지식이라도 더 머릿속에 넣기 위한

유튜브와 독서로 채워졌었다.


하지만

집을 짓기 시작하고부터는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정말 열정적인 건축주들은

공법을 공부하고 자재와 시공상의 이슈 하나하나를

깊이 체득해 나가는 분들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까지 파고들지는 못하였고

다행히도 좋은 멘토님들을 만나서 PM 역할을 해주셨으므로

프로젝트 자체가 흔들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일의 진행이

뜻대로 되지만은 않았기 때문에

마음을 돌아보고, 다스리는 일의 반복이었다.


끌어당김의 법칙에 빠져들고

미라클모닝으로

긍정확언과 심상화를 해보기도 했다.


결국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려있었다.


elijah-hiett-wW0BUXTTUmU-unsplash (1).jpg 사진: Unsplash의Elijah Hiett


예를 들어

5월 예정이던 착공이 6월로 미뤄졌다.


나는 착공이 빨리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몇 달 전부터 시공사와 PM을 통해 통사정을 하다시피 하였고

필요한 조치는 무엇이든

요청이 오는 대로 바로바로 결정하고, 돈을 지급해 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달이 지연되었다.


착공 지연이라는 일은 이미 일어난 일이다.

누구를 탓할 수도,

내가 잘못했다고 책망할 수도 없다.

후회를 할 필요도 없고

결과를 바꿀 수도 없는 것이다.


그냥, 그렇게 된 것이다.


이것을 받아들이는 방법은 내 마음 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투자로 시작한 일들이

점점 더 내 마음에 대한 일들로 변해가고 있다.


당연하게도 내가 바라는 방향은 있다.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번번이 목표에서 벗어나는 결과들을 마주할 때

나는 어떻게 나를 유지하고

그다음 과정을 버텨나갈 것인가.


분명히 시작은 투자였는데

마음공부를 하고 있다 :)


frank-mckenna-iVVBVb2RqLc-unsplash.jpg 사진: Unsplash의frank mcken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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