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IMTAE Nov 27. 2020

메인스테이지3와 함께라면 어떤 소리도 만들수 있어.

맥북이 신서사이저가 되는 새로운 경험을 하다.

얼마 전 지코의 ‘아무 노래’가 큰 인기를 끌었다. 춤을 따라 하는 챌린지도 많이 생겨났다. 친구도 SNS에 챌린지 영상을 만들어서 올리더라. 춤도 재밌고 노래도 좋지만 내게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노래를 시작하는 건반의 음색이었다. Elec.Piano와 피치카토(바이올린 같은 현악기를 손으로 퉁겨서 나는 소리)를 섞은 듯한 느낌이 참 좋았다.


실제로 피치카토를 현악기로 연주할 수도 있겠지만 요즘 워낙 샘플링이 잘되어 있어서 음악을 만들 때는 다 소리를 섞어 사용하는 것 같다. 예전엔 이렇게 소리를 믹스하는 것을 신서사이저로 했다. Korg Triton 같이 음원을 내장한 건반에 여러 소리들이 있어서 그중 음색에 맞는 것을 골라 연주했고, 아주 가끔 실력자들은 내장된 소리들을 분해해 합성하여 만들기도 했다. Synthesizer란 합성을 한다는 의미이니.


문제는 그렇게 소리를 만들기가 대단히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작은 LCD 화면에서 불편하게 버튼을 조절해가며 만들기도 어려웠고, 전자학개론에 나올 법한 사인, 코사인, 톱니 파형의 그래프가 나오면 괜히 기가 죽어 시도를 주저하게 됐다. 건축과 출신은 전기를 잘 모르다 보니 그냥 있는 소리만 찾아 사용하는 것이 전부였다.


맥북으로 음악을 시작하면서 알게 된 애플에서 나온 음악 프로그램이 두 가지였다. 하나는 로직 프로 X, 다른 하나는 메인스테이지3 (Mainstage3). 로직은 검은색 사각형에 CD가 있고, 메인스테이지는 주황색 사각형 안에 기타 치는 이미지가 들어간 아이콘이다. 처음엔 이게 뭔가 하고 별 관심이 없었는데, 유튜브를 보다 보니 메인스테이지가 애플의 신서사이저 라이브 버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거슨 메인스테이지3 입니다.


대략의 구조는 이러하다. 로직 프로에 내장된 악기들을 불러와서 메인스테이지3에서 소리의 볼륨, 색깔을 조정하고 쉽게 합성할 수 있다. 여러 이펙터도 자유롭게 걸어볼 수 있다. 신서사이저처럼 전자학 이론을 기반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간단하게 라이브러리에서 소리를 불러와 상대적인 볼륨을 조정하는 것만으로 다양하고 새로운 음색을 만들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지코의 '아무 노래'의 Intro도 Elec. Piano에 적당한 볼륨의 피치카토 소리를 섞으면 유사한 느낌을 낼 수 있다. 발라드에 많이 나올법한 피아노 사운드에 벨소리가 살짝 섞인 소리라던가, 피아노 소리에 패드가 깔린 음색, EP에 오르간을 섞어 풍성하게 만들 수도 있고 마림바 소리를 섞어 타격감을 살릴 수도 있다. 건반을 반으로 나눠서 윗부분은 피아노, 아래부분은 베이스로 구분하여 연주할 수도 있다. 그렇게 만든 소리를 마스터키보드에 연결하면 연주할 수 있다. 소리가 내장되어 있지 않고 그저 입력장치인 마스터 키보드가 있으면 비싼 신서사이저를 굳이 욕심내서 사지 않아도 된다.


메인스테이지3로 만든 '아무 노래' 인트로 음색. 클릭해서 들어보세요


처음 유튜브에서 메인스테이지3를 알게 되고 나서 정말 충격받았었다. 이건 신세계로구나. 예전 신서사이저로 어렵게 어렵게 소리를 만들려다 잘 안됐던 경험이 있었는데, 지금은 맥북만 있으면 직관적으로 쉽게 소리를 만들어 활용할 수 있다니.


메인스테이지3는 홈레코딩에서도 유용하겠지만, 특히 교회에서 세컨 건반을 치는 연주자들에게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열어준다. 메인스테이지3를 다루는 우리나라의 유튜브 채널은 많지 않은데, PERI Music이라는 채널에서 꾸준히 강의도 올리고 직접 연주하는 것도 많이 보여준다. 이 분은 교회 악기팀에서 건반을 연주하는데 아마 세컨 없이 혼자서 하시는 것 같았다. 건반이 메인과 세컨이 있으면 메인은 주로 피아노 중심으로, 세컨은 스트링, 오르간, 리드 등 다양한 서브 효과를 중심으로 연주한다. 세컨 없이 혼자 세컨건반 영역을 다 커버했어야만 했어서인지, 정말 연구를 많이 한 느낌이 나더라. 다양한 기능과 효과를 이용해서 소리를 다 채우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배울 점이 많았다.


메인스테이지3가 너무 궁금하기도 하고,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마스터키보드를 구입해서 써봤다. 영상에서 본 것들이 정말 되더라. 건반을 연주한다면 꼭 써볼 것을 추천한다.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PERIMUSIC 페리뮤직 유튜브 채널


이전 05화 콘덴서 마이크의 추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