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의 반대
고양이를 입양하고 나서 이야기를 언제 할지 망설이다가 시댁과 친정에 고백을 하게 되었다.
원래, 시아버지께서 동물을 키우는 걸 싫어하셨는데 며느리가 금기를 깨고 폭탄선언 해버린 것이다.
‘어떡하지….’
충격에 받으셨는지 별말씀이 없으셨고 그렇게 터벅터벅 집에 돌아가게 되었다.
난 지금 상황에 정말 일탈을 하고 싶었고 마치 내가 사춘기 소녀가 된 기분이 들었다. 나는 성인인데 내가 고양이 키우고 싶은데 눈치를 봐가면서 말을 해야 하는 상황이 너무 힘들게 느껴졌다.
“저는 고양이를 키워요.. “라고 말을 위해 계속 속으로 생각을 했는데 언제 말을 해야 할지 엄청난 고민이 되었다.
서로 다른 집에서 살아온 환경이 다른 부부인 남편과 나는 각자의 환경도 다르고 집안의 성격도 달랐기 때문에 엄청나게 부정적인 반응이 나올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계속 고민하다가 빨리 이야기하는 게 맞을 것 같아서 고양이를 입양하고 약 한 달이 지나고 나서야 고양이를 키운다는 것을 가족들에게 공개를 했다. 예상과 같이 가족들은 고양이를 키운다는 것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지 않았다.
당시에 어렸을 때 나와 함께 강아지를 같이 키운 아빠께 울면서 전화를 했는데 아이를 안 낳고 고양이를 키운다는 거에 부정적인 반응이셨다. 아이 대신에 고양이를 먼저 키우는 것은 어른들 입장에서는 좋은 모습이 아니었다.
그러나 남편과 나는 일단 데려왔으니 끝까지 책임을 져야겠다는 마음이었고,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모두가 궁금해하던 우리 부부의 아이에 대한 계획은 자연스럽게 생기면 낳자 라는 생각이어서 아직까지 급하게 생각하지는 않고 있었다. 그러자 친정과 시댁에서는 우리의 아이 계획에 대해서 엄청 궁금해하셨고 언젠가 아이 계획은 있다고는 말씀을 드렸었다.
남편과 행복하게 살기 위한 결혼인데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엄마가 될 준비는 없이는 거부감이 많이 들었다. 이 문제에 대해선 엄마와 전화통화를 많이 하면서 의논을 했었다.
엄마는 유일하게 나와 대화를 많이 해주셨고 도움을 주셨는데 고양이를 같이 좋아해 주셨는데 혹시 여건이 안된다면 대신 데리고 사시겠다고 말씀하실 정도로 내편이 되어주셨다. 갑자기 엄마는 예전에 어릴 때 고양이를 키운 적이 있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엄마께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았다.
그렇지만 끝까지 책임을 지기 위해서 노력하지 않으면 보리씨와 함께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이것저것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고양이에 관련된 책도 찾아서 보고 수의사님이 나오는 유튜브도 찾아보고.. 하지만 이거다!라는 명확한 답은 나오지 않았다.
고양이를 입양하고 싶었던 제일 큰 이유는 너무 외롭고 우울하게 느껴져서였다. 결혼하고 다른 동네에서 살게 후에 집에 혼자 시간이 많고 동네에 친구가 없던 나는 우울하고 외로움이 많았는데 고양이를 입양하고 즐거운 일이 더 많았다. 그리고 보리씨와 같이 산다는 건 할 일이 많고 신경 써야 할 일이 많지만 정서적으로 안정되어서 정말 좋았다.
2019년에 11월에 만난 보리는 아직은 1살이 안된 어린 고양이지만 똑똑하고 매력이 넘치는 아가씨였다.
사진으로 먼저 만난 보리씨는 한번 사진을 보니까 잊을 수가 없어서 꼭 만나서 데려오고 싶었고 지금의 우리 가족이 되었다.
고양이를 왜 키우시나요?
저는 처음 본 순간에 첫눈에 반했으니까요..
다른 고양이도 아니고 우리 보리에게 반했어요.
같이 있으면서 사랑과 책임을 알게 되었고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가족이 되었습니다.
저 고양이 키워요.
그래서 더 행복해요.
#고양이 #왜 #키우니 #묘연 #행복 #첫눈 #책임 #사랑 #열심히 #어린고양이 #아깽이 #책임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