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야 이건. mbc 권투잖아. tv에서나 듣던 음악이 여기서 자행되다니.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던 mbc 홍수환 권투가 머릿속에서 돌아갔다.
따라라~ 붐 붐 붐 붐
배와 가슴이 쿵쿵 쿵쿵 울렸다. 바리톤뿐만 아니라 수자폰 2대가 베이스를 계속 찍어댄다. '붐-붐-붐-붐' 저음을 받친다. 트럼펫이 치고 나가고. 그 위에 클라리넷 플릇 등은 새처럼 지저귄다. 멜로디 날개를 펼친다. 트럼펫은 행진곡 풍 스타카토 텅잉으로 딱딱 끊어내고.
그에 비해 우리 밴드부는 멜로디언 합주단 같았다. 한쪽에 찌그러져 눈치만 보고 있던 나. 눈물이 나왔다. 온 공간에 가득 찬 음악 같은 음악. 그 속에 내가 들어있다니. 이런 환상이 우주 속에 있다니. 웅장한 저음이 배합된 음악이 중력을 뚫고 날아다니다니. 여기가 도대체 어디지?
그 시그널 음악이 상브르와 뫼즈 연대 행진곡(Le Regiment De Sambre Et Meuse)이었다는 사실은 40여 년이 흐른 뒤에나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