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육아용품 사념: 물 한 컵의 무게
분류: 젖병 세척 및 소독, 건조 보관
핵심 기능: 젖병을 스팀으로 소독해주고 건조 및 보관의 역할을 한다
젖병 소독기는 편하다. 아래에서 설명하겠지만 젖병 소독기는 사서 굉장히 만족하지만 이걸 산 것을 후회하는 템 중 하나다. 젖병 소독기에는 많은 종류가 있겠지만 스팀으로 소독해주는 타입을 들였다. 물을 130-160ml 정도 바닥에 잔잔하게 붓고 젖병과 젖병꼭지 등을 올려 놓고 통속에서 뜨거운 스팀으로 한번 소독하는 개념이다. 이후에 자동으로 건조를 하고 3-4시간 정도 젖병을 보관해 놓는다. 전에는 UV 소독기를 많이 썼던 것 같지만 UV가 얼마만큼 소독이 되는지에 대한 확신이 없기도 하고 집이 좁아서 여러 기능이 합쳐진 소독기를 샀어야 했다.
젖병 소독기는 조작이 간편해야 한다. 소독기가 없다면 수유텀이 하루에 몇 번씩 돌아오는데 한두번 설거지를 모았다가 젖병을 세척하고 - 아기가 100일이 되기 까지는 - 물을 끓이고 젖병을 튀기듯 넣었다가 건져내고 하나하나 건조대에 널어놓고 하는 일을 하루에 몇 번이나 반복해야 한다. 끓인 물로 소독하는 것 보다야 덜 하지만 주양육자의 죄책감도 덜어주고 보관과 건조가 쉬워서 젖병 설거지를 마치고 젖병 소독기에 젖병을 넣으면 깔끔하게 하나의 일이 마무리된 느낌이 든다. 석회가루가 남는 것은 조금 번거롭지만 쓰다보면 그마저도 고마운 마음에 귀여워보이게 된다.
젖병 소독기를 쓰다보면 물 한 컵의 무게를 묻던 질문이 떠오른다. 아기를 먹이기 위해 들인 육아용품들이 자리잡은 곳을 '맘마존'이라고 부르는데, 맘마존의 이모님(주로 3대장 보르르, 브레짜, 소독기)들 없이는 처음 하루이틀, 사흘 나흘까지는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는 매 시간 먹고 매일 먹는다. 하루도 거르는 날이 없다. 밥은 매일 먹으니까. 물 한 컵은 처음 1-2분은 들고 있어도 전혀 무겁지 않다. 하지만 그 컵을 30분, 3시간, 30시간, 3일, 30일...계속 들고 있게 되면 그 컵은 굉장히 무거운 무게가 된다. 헬스장에서 운동을 할 때도 중량을 늘리거나 시간을 늘리거나 둘 중 하나라고 하지 않는가. 젖병을 씻고 세척하는 일도 처음에는 할 만하다. 하루에 몇 번 안되니까. 하지만 설거지는 계속되는 일이 아닌가. 그러니 당연히 소독, 건조, 보관이 되는 것 뿐아니라 세척기능이 포함된 소독기를 샀으면 한다. 젖병 소독기에 고맙고 만족하고 있지만 세척까지 되는걸 살 걸 하고 매번 설거지를 할 때마다 생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