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식물식 135일째다. 날짜를 헤아리지 않으면 자연식물식을 며칠째 하고 있는지도 모를 만큼 쉽고 편안하고 만족스러운 자연식물식을 하고 있다. 자연식물식은 존 맥두걸 의사 외, 많은 의사들이 주장하는 건강한 식이요법이다. 채소, 과일, 통곡물 위주의 식사만으로 수많은 질병, 즉 가벼운 알레르기, 자가면역질환부터 암, 심장병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을 치료한 과학적 근거가 있는 식이요법이기도 하다(존 맥두걸의 <어느 채식의사의 고백>, 콜린 캠벨의 <당신이 병드는 이유>, 조엘 펄먼의 <내 몸 내가 고치는 식생활 혁명>, 안드레아스 모리츠, <건강과 치유의 비밀> 등의 책에 식이요법에 관한 설명이 자세하게 나온다). 게다가 자연식물식은 부작용이 없으면서도 실천하면서 느끼는 몸과 마음의 만족감이 매우 크다.
자연식물식을 처음 시작할 때에는 엄청나게 긴장되고 부담스러웠다. 피부병을 치료하려고 시작했었다. 당연히 자연식물식을 엄격하게 유지했고, 자연식물식에 내 생활을 맞추어 일정을 조정했었다. 그렇게 한 달을 유지하다가 그 이후로는 자연식물식을 주로 하되, 상황에 따라 다른 음식도 얼마간 (과하지는 않지만 즐거움을 누리는 정도로는) 먹으며 실천하고 있다. 오늘도 점심에는 밖에서 식사를 하느라 코다리조림 정식에 플랫화이트와 바나나초콜릿케이크를 먹었다. 생선은 자연식물식을 하면서도 종종 먹지만, 조금씩 맛만 보는 정도였는데 오늘은 커다란 코다리를 두 조각이나 먹었으니 평소보다 동물성 단백질의 섭취가 월등히 많았다. 그리고 디저트로 아주 오랜만에 플랫화이트를 마셨다. 자연식물식을 하면서 아메리카노는 종종 마셨지만 우유가 들어간 커피는 처음이다. 플랫화이트는 양이 적어서 우유 양도 많지 않지만 유제품을 섭취했으니, 평소에 종종 간식으로 먹던 크림치즈를 곁들인 빵은 건너뛰었다. 오랜만에 마신 플랫화이트가 맛있고 만족스러웠지만, 이전에 커피를 즐기던 때와는 다른 느낌이다. 이전에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맛이었다면, 오늘은 좀 생경한 느낌마저 들었다. 바나나초콜릿케이크는 달지 않고 바나나가 많이 들어서 맛있게 먹었다.
점심으로 치팅데이에 가까운 식사를 했으니 아침과 저녁은 최대한 자연식물식으로 차렸다. 아침은 삼삼한 단감양배추물김치에 단감과 사과, 샤인머스캣으로 차리고 저녁은 어묵콩나물국을 했다. 무와 버섯, 김치로 국물을 내고 콩나물을 한 봉지 다 넣고 끓였다. 간장과 설탕으로 추가 간을 하고 (아이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게) 어묵 세 장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 넣어 한소끔 더 끓여 완성했다. 아이들 반찬으로 참치양배추볶음을 만들었다. 채 썬 양배추를 볶다가 참치 통조림 한 캔을 넣고 한번 더 볶으면 완성이다. 부족한 간은 소금 반 작은 술, 후추 약간으로 했다. 저녁식사가 부담스러워서 누룽지를 끓이고 콩나물국의 어묵은 빼고 먹었다. 참치가 들어간 음식도 부담돼서 양배추 볶음도 먹지 않았다. 간식으로 견과류와 과일을 꽤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