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에게 욕먹기 싫어서 하게 되는 나에 대한 거짓 행동.
‘너는 다 좋은데 고집이 너무 쎄’
내가 어릴 때부터 듣고 살았던 말이다.
내 감정, 내 소신을 사실대로 말하는 건데
꼭 그렇게 말하고 나면 끝엔
넌 참 고집이 세구나 라는 말로 돌아오니
언제부턴가 내 성격과는 상관없이
점점 그 누군가의 말만 듣고 따라가는
착한 아이, 착한 어른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결과 나에게 돌아온 말은
‘착한 아가씨’
‘착한 친구’
‘착한 동료’
‘착한 사람’
이었다.
처음엔 이 말이 좋았다.
고집이 세다는 말 보단 뭔가 유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착하다는 이 말 아래
더 열심히 나를 숨기고,
더 열심히 나의 감정을 닫고 살았다.
그런데 계속 그렇게 살다 보니
도대체 지금 내가 뭐 하고 있는 건지
누구를 위해 살고 있는 건지
재미도 없고, 보람도 없고
뭔가 남들 뒤치다꺼리만 하는 기분만 들어
내 정체성에 혼란이 오기 시작했다.
내가 해야 할 일이 아닌데도
내 생각은 그 의견에 반대인데도
오늘은 좀 쉬고 싶은데도
늘 거절하지 못하고 무조건 ‘네네네’
마치 사람이 아닌
착한 로보트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착한 아이 콤플렉스 :
남에게 욕먹기 싫어서 하게 되는
나에 대한 거짓말. 거짓 행동.
결국 남에게 욕먹기 싫어서,
잘 보이고 싶어서 했던 나의 행동들이
오히려 나를 망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다시 바뀌기로 했다. 나를 위해서.
어차피 나를 바꿀 수 있는 사람도 나 밖에 없고
원래 내 성격도 그런 성격이 아니었을 테니까.
요즘 사람들은 나에게 말한다.
‘넌 고집이 좀 있구나’라고
그러면 난 대답한다.
“맞아요 저 고집 있어요.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자기 고집 정도는 있어줘야죠”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내가 내 성격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니
고집이 세다라는 그 말도 전혀 흠으로
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좋게 들리기 시작했다.
험한 이 세상 살아가려면 그런 고집 정도는
있어줘야 하니까 말이다.
그렇다고 독해지겠다는 것이 아니다.
그저 남에게만 맞춰 나 자신은 짓누르고
누군가를 위해 하게 되는 거짓 감정들은
이제 그만 소모하겠다는 뜻이다.
소신 있는 내가 되기로 했다.
그리고 지난날의 ‘착한 나’와는 이별하기로 했다.
우리 이제 그만 헤어지자.
난 이제 어른이야.
착한 아이는...이제 그만 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