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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케이 Dec 13. 2017

04. 드디어 배 초음파의 길로 들어서다.

임신 15주-16주


임신 15주

명절이 끼어서 3주 만에 병원에 가던 길.

그래서인지 더 두근거렸다. 오늘은 잘하면 아이의 성별도 알 수 있는 날. 그래서 난 더 설레었는지도 모른다. 이제 15주가 되어서 나의 검사는 질초음파 대신 배 초음파로 진행되었다. (아, 드디어 나도 배 초음파를 하다니.. 할렐루야!!) 선생님께서는 나의 배를 문지르시더니 아이가 아주 잘 자라고 있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리고 거기에 성별도 살짝 알려주셨다. 원래 이 맘 때가 되면 태아들이 성별 확인을 못하게 하려고 다리를 딱 붙이고 잘 안 보여준다고 하던데 우리아기는 그때부터 남다른지 초음파를 통해서도 다리를 쫙~벌리고 있는데 (선생님이 굳이 말씀해주시지 않았어도) 누가 봐도 남자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솔직히 임신을 하면 부모는 그와 동시에 내 아이는 딸일까? 아들일까? 하는 성별에 대한 기대를 하게 된다. 그래서 신랑과 나 역시 성별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사실 그땐 둘 다 딸이길 바라긴 했었다.(미안해 아가) 다른 뜻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워낙 둘 다 경상도 사람이라 무뚝뚝함이 넘쳐서 딸이라면 그래도 아들보단 애교가 있지 않을까 하는 단순한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임신을 하고 아이의 심장소리까지 듣고 나니 성별을 떠나 그저 아이가 건강하게만 태어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아주 컸다. 그 모든 생각들을 덮을 만큼.


임신 16주

임신 16주가 되었을 땐 신랑과 산후조리원을 보러 다녔다. 사실 산후조리원 비용이 적은 것도 아니고 어느 지역에 있는지, 어느 구에 있는지에 따라 비용도 천차만별이라 처음엔 그냥 혼자 조리할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막상 출산을 하고 나면 혼자 조리하기 힘들다는 주변의 말에 결국 저렴한 곳이라도 가야겠다는 결정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사실 주변의 말 보단 환경적인 요인이 나에겐 조금 더 컸다. 다른 사람들처럼 나에겐 친정엄마가 있는 것도 아니고 거기에 결혼을 하고 타지에 혼자 와 있어서 주위에 도움을 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쩌면 나에겐 산후조리원은 필수사항이었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열심히 검색도 해보고 가장 핫한 임산부들의 카페에도 들어가 정보를 얻어 서울인데도 불구하고 지방에 있는 산후조리원보다 시설도 좋고 가격도 저렴한 한 산후조리원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곳으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바로 결정해버렸다. 아무튼 저렴한 비용에 산후조리원도 계약하고 또 뭔가 하나의 숙제를 끝낸 거 같아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 엄마가 되는 과정. 정말 쉬운 게 하나 없지만 그래도 매일매일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을 하나씩 할 때마다 설레기도 한다.



이런 기분을 느끼게 해줘서
고마워 아가.





* *산후조리원을 선택할 때에는 비용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건 최대한 산부인과와 가까운 곳에 있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자연분만 일지 제왕절개 일지에 따라 병원에서 나오는 시기는 틀리지만 아무튼 출산한 지 얼마 안 된 아이를 데리고 산후조리원까지 가는 시간이 오래 걸리면 아이가 힘들기 때문이다. 당연히 산모도 힘들고 말이다. 그러니 산후조리원과 산부인과가 같이 있는 곳이 최상으로 좋긴 하지만 그런 곳은 비싸기도 하고 그리 많지도 않으니... 최대한 출산하는 산부인과와 가까운 곳으로 선택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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