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되었다.
돌이켜 보면 나는 엄마가 될 준비를 너무 못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 누구나 하는 태교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손수 아이의 배넷저고리를 만든다거나 손싸개, 발싸개를 만드는 그런 정성도 없었던 것 같다. 영양제(칼슘, 철분, 비타민등)를 챙겨먹는 그런 부지런함도 없었고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이를 사랑하지 않았던 건 아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난 엄마가 된다는 것 그 자체가 어떤건지 몰랐던 게 더 맞는 표현인 것 같다. 언젠간 아이도 알게 되겠지만 난 세 살때부터 엄마가 없었다. 그래서 난 ‘엄마’라는 그 말 자체가 조금은 어색하고 낯설게 느껴진다. 그것 또한 ‘엄마’라고 불러 본 기억이 없기때문이겠지?
그런데 누군가 그랬다. 여자는 아이를 낳을 때 엄마 생각을 가장 많이 한다고말이다. 사실 그땐 그 말이 무슨 뜻인진 알았지만 피부로 와닿지는 않았다. 나에겐 아빠가 엄마 같은 존재였기때문이다. 그런데 아이를 낳고 처음으로 혼자 병원에 남아 미역국을 먹으려하는데.. 기억에서 조차 없던 엄마가 생각이 났다...그런기분은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다. 비록 키우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엄마도 나를 낳을 땐 고생 했겠구나 싶어서 말이다. 눈물이 났다. 그 눈물은 나를 낳아준 엄마에 대한 고마움과 함께 또 그렇게 힘들게 낳은 아이를 두고 간 엄마에 대한 원망에서 오는 눈물이었다. 부부간의 일은 부부밖에 모른다고 하지만 그래도 내가 아이를 낳고 보니 생각이 더 많아지는 것 같다.
그 시간 신랑은 출생신고를 하기 위해 어머님과 아이의 이름을 지으러 가셨다.(솔직히 어머님을 보니 친정엄마가 더 생각 났던건지도 모른다.) 그 후로도 난 그렇게 혼자남아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가 난 너를 만나 너무 행복하다. 하지만 너에게 엄마는 다른 엄마들 보다 많이 서툴고 부족할지도 모르겠구나. 실수도 많이 할지 모르고 말이야. 하지만 많이 노력할게. 엄마가 정말 많이 많이 노력할게. 그리고 약속하마. 엄마는 절대 너를 놓지 않겠다고 말이야....
너무 부족한 엄마지만
사랑한다. 내 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