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조리원 생활 1. 늘 반복되는 일상.
산모들의 천국 산후조리원.
2박3일의 병원생활을 끝내고 난 산후조리원에 들어갔다. 이 곳에서 2주동안 보낼 예정이다. 물론 아이와 함께 말이다. 이 곳에서의 생활은 어떨까? 생활해본 산모들은 모두가 천국이라고 부르니 정말 천국 같은 편안한 생활을 하게 되겠지?? 그래서인지 조금 걱정이 되기도하지만 그래도 설레이는 기분이 더해지는 것 같다. 방 안의 모습은 대략 이러했다. 큰침대 하나와 아기침대 그리고 컴퓨터와 TV, 작은 냉장고 하나. 여기서 나의아기와 함께 2주를 보내게 되겠지?? 두근두근.
서둘러 짐들을 하나둘씩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준비되어있던 산모옷도 입었다. 그런데 이 산모옷은 도대체 누가 만든걸까? 집에 가져가고 싶을만큼 너무 편안했다. 짐 정리가 끝나자 곧 원장님께서 들어오셔서 이 곳 (산후조리원) 에서의 생활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을 해주셨다. 그런데 난 그 설명을 듣는데 어쩐지 이 곳이 천국이라는 생각이 들기보단 뭔가 일정한 규율과 질서가 있는 군대같은 기분이 더 들었다. 뭔가 딱딱 시간이 정해져있는 것 같은 그런 FM적인 느낌이 들어서말이다. 음...아마도 아직 첫 날이라 그렇겠지??
조금 피곤했던걸까? 설명을 다 듣고나서 그대로 곯아 떨어져 잠을 잤다. 그러다 "식사하세요" 라는 말에 본능적으로 일어났다. 참고로 이 곳에선 밥을 먹을 때 입실해 있는 산모들이 다 같이 나와서 밥을 먹는다. 산후조리원 마다 틀리긴 하겠지만 다 비슷한 시기에 아이를 출산한 엄마들이어서 그런지 곧 잘 친하게 지내게 되긴한다. 물론 첫 날이라 조금 어색하기도 했지만말이다. 그래도 육아공유도 하고 좋은친구도 생길 것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이 들었다. 그렇게 첫날은 빨리 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얼마 안되서 수유콜이 왔다. 이 *수유콜이란 산후조리원에서 엄마가 아이에게 모유를 먹이는 시간을 알리는 콜을 말한다. 아직 모유가 잘 안나오는 산모라도 이 수유콜을 받고 OK를 하면 엄마는 모유먹이는 연습을 하면서 아기와의 교감을 가지는 그런 모자상봉의 시간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 처음 수유콜을 받고 아이를 안고 방으로 돌아 올때는 그 짧은거리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우왕좌왕하게 되었다. 너무 작은 이 아이를 어떻게 안아야할지도 모르겠고 혹시나 잘못해서 떨어뜨릴까봐 겁도 나고 말이다. 거기에 모유도 먹이고 싶은데 아직 얼마 안되서 그런지 아무리 유축기로 열심히 짜봐도 진짜 몇방울이 안나오니 나중엔 수유콜이 두려움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그렇게 또 자책하는 시간. 하지만 원장님께서 말씀해주셨다. 아직 얼마 안나오는게 당연하다고 걱정하지말고 아이에게 많이 빨게해주라고 말이다. 정말 처음이라 그렇겠지?? 아이에게 빨리 먹여주고 싶은 엄마 마음이 점점 조급해진다.
조리원 생활 3일차
이제 이 곳에서의 생활이 어느정도 익숙해진 것 같다. 3일째가 된 아이는 먹고 싸고 자고 또 먹고 싸고 자고를 반복하고있다. 그래도 칭얼거림은 없어서 다행이다. 이대로만 해준다면 집에가서도 혼자 육아해도 걱정없을텐데말이다. 오늘은 마사지가 있는 날. 아버님께서 조리잘하라며 신청해주신 덕분에 정말 태어나서 이런 호강을 처음 해보는 것 같다. 마사지는 가슴에서부터 시작했는데 돌덩이처럼 뭉쳐있던 가슴이 언제그랬냐는듯 다 풀렸다. 그리고 임신하고 10개월만에 처음 업드려서 마사지를 받는데 그 기분은 뭐랄까? 정말 뭔가 묘했다. 아주 기본적인 업드림에도 말이다. 그렇게 마사지를 받고 방으로 들어와 틈틈히 모유유축도 했다. 처음엔 몇방울씩 나오더니 이제 제법 나오기 시작한다. 아직 직수를 하기엔 많이 모자라지만 그래도 적당히 잘나와서 앞으로 분유말고 모유로만 아이에게 줄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무튼 나의 하루를 종합해보면 이러하다.
- 새벽 4시 유축시작.
- 아침 7시 모자동실 및 아침식사.
- 모유수유
- 산후조리원 프로그램(요가,마사지 등등)
- 모유수유
- 점심시간
- 모유수유
- 저녁식사
- 모유수유
- 자기전에 모유수유
- 틈틈히 모유수유
한마디로 아이가 먹고, 자고, 싸고를 반복한다면 나는 먹고, 짜고를 반복하는 것 같다. 조리원 온지 이제 3일째. 많은 도움이 되긴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잠이 부족한것같다.
아마 내일도 똑같은 생활이 반복되겠지??
하지만 아이를 생각하며 이겨내야겠다.
그럼 잘자렴 아가.
내일 만나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