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창업] 한국이싫어서_장강명

by 달람씨

핸드폰, 컴퓨터와 함께 자란 세대지만 여전히 생각하는 수단으로는 책이 익숙해서 책을 자주 찾는 편이다. 소설은 자주 읽는 편이 아니지만 개인적인 이유로 휴식 시간이 생겼고 공감할만한 책을 찾고 싶었다. 외국 소설도 공감하기 힘들 것 같았고, 역사소설, 연애소설도 싫었다. 그러다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골랐다.


자기가 속한 사회를 마냥 좋아하는 것은 힘드리라. 그 사회에서 승자로서 지위를 만끽하고 있는 자가 아니라면, 생존을 위해 발버둥치는 하루하루의 감각 덕분에 그 사회를 마냥 좋아하긴 어렵지 않을까 싶다. 물론 나 역시도 사회구조에서 승자는 아니기 때문에 좋아하기만은 힘들다. 그렇다고 다른 사회가 나을 것이다라는 생각은 갖지 않는다. 다른 사회로 가면 소위 말하는 '외노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지위가 되니까.


책은 그 선택을 한 주인공을 그리고 있다. 한국 사회구조가 받아들이지 못했던 주인공. 주인공이 그래서 한국을 떠난다는 것처럼 이야기가 흘러갈 때, 홀로 되뇌였다. "그래 봤자, 그 사회가 그 사회 아닌가? 어딜 가든 외노자인데." 그리고 주인공은 역시나 고생했다.


그러나 책은 암담하지 않다. 아니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더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느껴지지도 않았다. 그냥 죽을 수는 없으니, 열심히 한다 정도랄까. 그래서 독자로서 거부감이 생기지 않는다. "주인공, 네놈은 열심히 노력할 기반이라도 있지, 근성이라도 있지, 베짱이라도 있지" 이런 생각이 딱히 들지 않는다. 아, 이렇게도 살 수 있구나.


조금은 남다른 창업이라는 길을 선택하고 쉽지 않음을 하루하루 느낀다. 이것은 한국의 일반적인 삶이 아님에는 틀림없다. 그리고 주인공도 그러하다. '워워워워워'라고 표현된 영어 문장은 주인공이 생활에서 얼마나 불편을 느꼈을지 상상할 수 있게 해준다. 말을 하고 듣고는 있으나 귀머거리와 봉사와 다름없는 생활에서 살아남아가며 견뎌야 했으니 쉽지는 않았을 터. 그래도 책읽는 단숨의 시간 동안 나름 응원했던 것 같다. 주인공이 지치거나 주체적이지 않은 다른 삶은 선택하지 않기를. 책의 마지막 페이지는 동화같은 해피엔딩이 아니라 더 마음에 든다. 그냥 현실이다.


그리고 책에서 깨어났다. 아니 책과 연결되어 깨어났다. 내가 보고 있는 삶이 전부가 아닐 수 있겠구나. 창업을 시도할 때만큼이나 가능성이 넓은 세상은 아직, 그래도 조금은 남아 있지 않을까 하는 감상이 든다. '힘들었지?'라는 위로보다 더 마음에 안정을 가져다 주는 책이다.


추신으로, 작가분에 대한 존경이 샘솟았네요. 남자 작가인데... 여성의 이야기를 어쩜 이렇게 자기 이야기처럼. 개인적으로는 글을 잘쓰는 작가 분을 찾은것 같아 기분 좋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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