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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ng Jan 07. 2021

People in Cienfuegos

시엔푸에고스 터미널 앞 피자집.

쿠바 여행에서 내가 가장 기대했던 것들 중 하나는 비비안 마이어나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 그리고 최민식처럼 자유롭게 길거리 사진을 찍는 것이었다. 피사체인 인물들이 카메라 렌즈를 의식하지 못한 채 지어내는 자연스러운 표정과 몸짓을 필름에 담아내는 일은 꽤 흥미진진하다. 초상권에 대한 권리의식이 높아진 요즘은 앞서 언급한 사진가들이 남겨 놓은 것들과 같은 결정적인 순간들을 포착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오로지 보도사진의 영역에서만 가능한 일이 되었다. 사진을 찍고 모델들의 동의를 구해야 세상에 내놓을 수 있거나 혹은 미리 섭외된 모델에게 연출하여 찍는 수밖에 없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과연 그 생생하게 살아있는 자연스러운 표정과 몸짓을 포착할 수 있을까?

낮시간 시엔푸에고스의 광량은 망원으로 사람들의 표정을 담아내기에 충분했다. 찰나에 지어지는 표정들 속에서 결국 우린 우리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 그들의 눈빛, 표정, 주름에 담긴 그들의 인생을 마주 보며 같은 인간으로서 우리가 느끼는 감동은 여느 멋진 풍경사진을 보면서 느끼는 것과는 또 다른 깊이가 있다. 예술로서의 사진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 앞에서 난 늘 그 해답이 다큐 사진에 있다고 생각한다. 오로지 인간만이 만들어 내고, 그 어떤 것으로도 대체하지 못하며, 두 번 다시 찍을 수 없는 순간을 포착하는 유일하고 독보적인 작업을 통해 사람들의 감동을 이끌어 내고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것이야말로 사진의 진정한 예술적 영역이 아닐까?

내 사진을 통해 시엔푸에고스의 사람들과 그들의 삶을 잠시 엿보시길 바란다.  

쿠바에서는 보기 드문 노숙자.
라이더.
동상이몽?
피자를 음미 중인 노인.
길거리 피자는 이렇게 반으로 딱 접어서. 이걸 쳐다보는 여인의 표정이 재미있다.
인터넷도 잘 안되는데 핸드폰으로 뭐하실까?
원샷!
패셔니스타.
시계 좋아 보임.
통화 중.
누굴까 저 동상의 주인공.
바이크 택시 드라이버.
커플 헬멧.
패셔니스타 2.
애 엄마.
여학생들.
건치 소녀.
닮은꼴 가족.
친구들.
선글라스 낀 여학생
바나나 파는 아저씨의 하얀 모자. 멋짐.
이 동네에서 선글라스는 필수인가? 아빠꺼군!
멋짐은 주변을 신경 쓰지 않는 당당함으로부터.
학생들.
모자 잘 어울려요.
이쁘게 생긴 남학생.
내 단골집에서 피자와 주스를 기다리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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