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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st in Oct 22. 2023

오늘 학교 재밌었어?

쾌락추구와 공감능력


예전에는 '학교다녀왔습니다'로 인사하면 부모님은 대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응답함









© notethanun, 출처 Unsplash







'선생님 말씀 잘들었어?'




그러나 요즘은 '학교다녀왔습니다'로 인사하지도 않음




부모가 아래처럼 먼저 인사해줌




'학교 재밌었어?'




그러면 이제 아이가 대답함




'응' 혹은 '아니'










이런 대화패턴의 변화는 별거 아닌것 같지만 사회 모습이 변화하고 있음을 알려줌










'선생님 말씀 잘 들었어?'에서 '학교재밌었어'?로의 변화






산업화 시기 대한민국은 '동중정'(정중동의 반대 의미로서)의 시기였음









© rozetsky, 출처 Unsplash







새마을 운동, 경부고속도로 건설 등등 엄청 다이나믹하게 바뀌는 와중에도 한가지 바뀌지 않는 것이 있었음




그것이 바로 '권위주의'임('권위'와는 다름)




수백년간 내려온 '충과 효'의 유교의 문화에 '황국신민화'의 일제식민 잔재가 내려앉아 청소를 할 엄두를 못냄




관(정부)주도로 행해지는 모든 것들이 사실 여기에서 비롯된 거라고 봐도 무방함




조선시대의 학교, 일제시대의 학교는 기본적으로 이런 권위주의와 밀접한 연관이 있었음




이 시절 학교는 '권위주의'를 학습하는 장소였음




특히, 일제시대의 학교는 사실상 거의 반半군사기관이었다고 봄




칼을 차고 수업하는 일본인 교원은 교사이기 보다는 순사에 가까움




이때부터 교사에 대한 무조건적인 복종이 당연시됐음




반항하는 불량조선인으로 찍히면 어떤 일을 당할지 몰랐기 때문임




권위주의로 한 번 부여된 권위는 쉽게 허물어지지 않음








광복 후에도 이러한 복종이 '학생선도'라는 이유로 지속됐음




그러다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됨




조례이긴 했지만 그것이 가진 사회적 여파는 상당히 컸음




왜냐면 권위주의 천국인 한반도에서 한번도 체험해보지 못한 문화였기 때문임




처음에는 그래도 되나, 이래도 되나, 하며 쭈뼛댔지만 뭐든 처음이 어려운 것임




자유는 그 어떤 것 보다 달콤함









© danielhering, 출처 Unsplash







수업시간에 떠드는 것은 애교임




수업시간에 학원 문제를 푸는 것, 교사에게 자기가 내키는 말(욕설 등)을 하는 것, 쉬는 시간에 친구에게 욕하거나 때리는 것, 점심시간에 밥은 안 먹고 멍 때리는 것, 화장실에서 아무데나 배설하는 것...그 모든 것이 개성이고 자유임




사실, 자신의 개성과 자유를 표출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님




다만, 개성표출은 기본적으로 타인의 자유와 권리(학교에서는 다른 학생의 인권과 교사의 교육권) 침해하지 않는 범주안에서 이뤄져아 함




그렇지 않으면 '아노미' 혹은 '아나키'상태가 될 수 있음




기본적으로 공립학교는 왕실에서 하는 '왕세자의 독과외tutoring'가 아님




최소 2명이상부터 최대는 4,50명까지 한 반에서 생활해야함




학교 전체로 보면 문제가 더 커짐 




나만의 개성과 자유표출로 말과 행동에 거침이 없어지더니, 요새 학교는 어느새 놀이터(혹은 놀이동산)가 되어버림




즉, '재밌어야만하는 곳'으로 되어버림









© ethanchoover, 출처 Unsplash









놀이동산, 영어로는 amusement park임




캠프리지 사전에서 뜻을 검색해봄




amusement


noun


UK  /əˈmjuːz.mənt/ US  /əˈmjuːz.mə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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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 [ U ]


the feeling of being entertained or made to laugh:


She looked at him with amusement.


looked on in amusement as they started to argue.


Carl came last in the race(much) to my amusement.


play the piano just for my own amusement (= to entertain myself, not other people).




B2 [ C ]


an activity that you can take part in for entertainment:


There was a range of fairground amusements, including ridesstalls, and competitions.




캠프리지 사전에서 뜻을 검색해봄




첫번째는, 뭔가 entertain되어진 기분이거나, 우리를 웃게laugh만드는 기분을 뜻함




두번째는, entertainment에 참여하게 되는 활동을 뜻함




공통점은 'entertain'임을 발견하고 entertain을 다시 찾아봄






entertain


verb


UK  /en.təˈteɪn/ US  /en.t̬ɚˈteɪn/




entertain verb (A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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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1 [ I or T ]


to keep a group of people interested or enjoying themselves:


We hired a magician to entertain the children.


Most children's television programmes aim to educate and entertain at the same time. 




뭔가 사람들은 흥미롭게 하거나 즐기게 해주는 것이 entertain임을 알 수 있음




그래서 예문을 보면 magician 마술사가 나오거나 tv program프로그램이 나옴




사실상 요즘 학교나 교사에게 요구하는 것이 이런 것들임을 종종 느낄 때가 있었음




'공부는 학원에서 하니까, 학교는 아이들을 즐겁게만 해주면 된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음




실제로 종종 교사에게 재미있는 프로그램 운영을 요구한다거나 자신의 자녀들이 좋아하는 교과목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달라고 요구하는 교권침해들이 증가하고 있음




물론 이런 생각은 초등에 가까운 이야기임(중고등학교는 이런 요소가 적기는 하지만 학습의 외주화의 측면에서 초등보다 문제가 더욱 심각함)




그런데 이런 생각은 굉장히 위험한 발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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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층간소음을 넘어서 벽간소음으로 사람을 죽이는 시대가 됐음




그 무엇보다, 즐거움amusement이 가장 우선시 될 때 나의 즐거움과 쾌락을 방해하는 사람은 '죽이고 싶은 사람'이 될 수 있음




학교의 목적은 '재미와 쾌락 추구'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치고 배우는 것'임




학교가  즐거움amusement추구를 위한 entertainment가 되어버릴 때, 


타인에 대한 고려없이 나만의 개성들을 추구해나가는 곳일 때, 


그리고 사회구성원들이 여기에 문제제기하지 않고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핑계로 공공재인 학교와 교사를 함부로 대할 때,




우리 사회는 정말 '고담시'가 될 수도 있음




영화 속에서 '고담시'는 범죄의 도시 그 자체임




기상천외한 범죄도 '고담'이라는 이유로 납득이 될 정도임




이제 '고담시'는 상상의 도시가 아님




우리가 배려와 존중의 가치를 무시할 때 둔갑되는 실제 우리 마을임







© obionyeador, 출처 Unsplash





실제로 어떤 연구논문에서는 공감능력을 '나의 쾌락추구를 방해하는 사람에 대한 이해정도'로 조작적 정의를 내림




결국 공감능력은 나의 즐거움과 쾌락이 침해당하는 것을 인정하는 능력임




요즘들어 그 능력이 천대받고 있음을 느낌












오늘의 결론




방과후 집에 돌아온 아이들에게 하는 질문이 다시 한 번 바뀌어야함




'학교 재밌었어?' -> '친구랑 사이좋게 지냈어?' (배려와 공감)




혹은 




'선생님 말씀 잘들었어?' -> '선생님 말씀 잘 들었어?'(경청과 존중)









© cdc,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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