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우아
투와이스의 'OOH-AHH 하게'
이 노래를 아이들이 차를 탈 때마다 틀어놔 어쩔 수 없이 듣게 되었는데
처음엔 이해를 할 수 없었던 OOH-AHH 하게 라는 말에 매력을 느끼더니
Huh 하는 이 대목에서는 같이 흥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어쩜 이 말을 이렇게 쓸 수 있는지 들을 때마다 감탄을 했다.
젊어서는 우아하게 라는 말에 반감이 많았다.
여자라면 우아해야 한다는 것이다.
난 전혀 그렇지 않으며 그렇게 하려고 해도 가능하지가 않았는데
그런 것을 강요당하며 나는 내가 모자라고 한심해 보이게 되었었다.
요즘 나는 마음에 여유가 생겨 변해가는 나를 순간순간 느낄 수 있는데
이제 60이 다 되었지만 거의 나를 잊고 지냈던 30년의 시간을 거슬러
엄마가 아니었던 나도 생각해 보는 일이 많아졌다.
여자대학교에 다니던 친구가 봄 축제에 나를 초대해 기숙사를 보여 주면서
내 손을 꼭 잡고는 남자 친구가 온 것같이 든든하다고 했었다.
엄청 다정하게 하는 말에 나는 손을 뿌리치지 못했던 것이 기억나는데
내 손이 남자 손만큼 크고 힘이 있어 남자와 손을 잡고 있는 기분이 든다고...
나는 우아하고 싶어도 이렇게 골격에서 이미 다른 길 위에 서 있었다.
혹시나 해서 써 두는 건데 이 친구는 대학 졸업 후 결혼을 해서 아들 딸을 낳아 잘 살고 있다.
나도 친구들처럼 우아하고 싶었지만 그 여자다운 우아하고는 여러 가지로 거리가 멀어
해도 안 되는 길을 꾸역꾸역 가려고 하는 것보단 다른 길을 가기로 마음먹고
여자다움에 가까운 것들을 의식하면서 피했던 것 같다.
그렇게 만들어진 나는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의 역할에서는 빛이 났었는데
나 자신만 남은 지금에는 살며시 우아하다는 말이 고파졌다.
이런 나에게
OOH-AHH 하게 라는 말은 여리지 않아도 여성스럽지 않아도 되는 우아함이 있어
그저 모습이나 말과 행동이 강해 보이는 나를 두고 써도 되는 말로 느껴진다.
터프하게 OOH-AHH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한다.
이 곡을 쓴 이들의 생각은 다를 수도 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