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이기 힘든 분노
어제 일본에 왔다.
공항버스를 타고 내려서 택시로 갈아타는데
가방이 한 개 이상이 되면 시내버스를 타기가 힘들고 눈치가 보여서
거금을 내면서 택시를 타야만 한다.
그 택시 운전사들은 거의 나이가 많은 남자들인데
이들은 좋게 이야기를 하다가 꼭 한국에 대한 것으로 화제를 바꿔서
내가 다시는 이들과 대화라는 것을 하지 않겠다고 맹세를 하게 만든다.
무엇을 의도하고 이런 말을 꺼내는 것일까...
승객을 상대로 우월감을 느끼고 싶은 것인지
승객이 한국인인 것을 밝혔는데도 한국에 대한 험담을 늘어놓는데
맞장구를 치면서 같이 험담하기를 바라는 것인지
남의 나라가 나쁘게 된 것을 보면서 위안을 얻으려는 것인지
서로 좋은 점만을 떠들어도 한국과 일본은 물과 기름인데
나쁜 점을 꼬집어 자신들은 더 잘났다는 것을 알리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이렇게 떠드는 속내가 궁금하다.
그러지 않아도 나의 나라가 복잡해서 속이 쓰리다.
그렇다고 일본이 더 나은 것은 하나도 없어 보인다.
이들은 나라가 이지경이 되면 대꾸도 못하는 국민성으로
그냥 그대로 끌려 다니는 상황을 우리보다 더 길게 겪을 것이다.
뉴스의 통제가 한국보다 더 철저해서 북한 다음이라는 말도 있고
속내와 겉 표정이 달라서 정치인들의 음흉함은 측정이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살아가는 일본인이 한국에 대해서 무슨 할 말이 있다고
한국에 대해서 들먹이는지 가관이다.
행동은 예의를 차리면서 말로는 상대의 약점만 파고 있는 인간들
이런 것에 화를 내면 나만 힘들어진다는 것에 무관심해지자고 했는데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어제는 드디어 터져 버렸다.
왜 이런 힘든 이야기를 상대방에게 하는지 의도가 뭐냐고 물었다.
그리고 무슨 말이 듣고 싶어서 이야기를 꺼냈냐고 했다.
일본인이 더 한국인보다 우월한 것 같아서 함부로 이런 말을 하냐고 하니
변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저 지금 뉴스가 많이 나와서 했던 말일 뿐이었다고 한다.
일본인은 이런 질문에 그냥 그대로 남의 나라 이야기하듯 할지 모르나
한국인은 자신의 나라에 애착이 많아서 그렇게 남 이야기하듯이 할 수 없다고
한국과 일본의 사이를 더 나쁘게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쉽게 가볍게 한국인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지 말라고 했다.
이럴 때마다 아이들이 일본을 떠나 살게 된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