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분노
어제 Sierra로 업데이트를 했다.
새로운 것이 나오면 호기심이 생기는 반면
새로운 것에 적응해야 하는 불편함에 여러 날을 망설인다.
이전에
새로운 방식으로 이러쿵 저렇쿵하면서 컴퓨터가 하는 질문에
읽어도 읽어도 알똥 말똥 한 한계에 지쳐서 포기하듯이 선택한 결과
한 번에 깨끗하게 싹 지워버리는 공포를 몇 번 경험했었다.
아들이 이번엔 달라진 게 별로 없더라고 한다.
나도 조금은 면역이 되어 문제가 생겨도 숨은 쉴 수 있어서
과감하게 업데이트에 도전을 했다.
무엇이 달라졌는지 구석구석을 뒤지는데
메뉴바에 있는 키보드 언어 표시의 순서가 달라져 있었다.
이제까지는 한글이 먼저였는데 기분 나쁘게 자리가 바뀐 것이다.
얼른 내가 아는 지식을 총동원해서 시스템으로 들어가 언어를 펼쳐 봤는데
고작 할 수 있는 것이 아예 일본어를 안 쓰겠다는 것이었다.
알파벳의 순서로 되면 KOREA보다 일본이 앞에 놓이게 된다.
난 그게 엄청 거슬리는데 그것을 매일 매번 봐야 하는 것을
즐겁게 살자는 의미로 과감하게 일본 나라의 이름을 조금 바꿨다.
z pan으로.
언뜻 읽으면 발음도 비슷하다고 느껴지고
z가 알파벳의 마지막이어서 무엇에도 안 걸리고 맨 뒤로 가게 되어
메일에 묶어 두려고 만든 파일의 이름에도 알아서 맨 밑으로 가 주었다.
일본어 자판을 쓰려면 이제 귀찮아지는데
그래도 감히 한글 위로 올라온 꼴은 절대로 볼 수가 없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