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관례 (しきたり)
일본 에도시대 말기인 1847년 왕족과 귀족 자녀들의 교육기관인 '각슈인'에서 아이들에게 메도록 한 란도셀은 170년이 지난 지금까지 논란이 되고 있다.
란도셀은 백팩을 뜻하는 네덜란드어의 '란셀(Ransel)'을 일본식으로 발음한 것이다. ------생략
일본이라는 나라를 전혀 모르고 아이들을 키우는 것도 처음인 나에게
그냥 따라 해야 하는 일본의 관례는 엄청 많았다.
가만히 보면 꼭 따라서 해야 하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
어느 누구도 그것을 의문하지 않고 따라 해야 하는 것에 열중했다.
아이 한 명이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게 되면 온 가족이 다....
가장 비싼 것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장만해 주고
그다음엔 고모나 이모의 차지가 된다고 하는데 당연하게 하는 말에는
부모가 이 모든 것을 다 장만하기 힘들어 그렇게 되었다고 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꼭 있어야 한다며
책상을 장만하는데 의자와 세트로 책상 위에 책장이 있고 서랍이 한쪽으로 있다.
그리고 란도셀을 사는데 조부모가 없는 집에서는 유치원을 보내면서 적금을 붓는다.
이렇게 거금이어서 부담이 되는 가방을 무조건 모두들 사는데
내 아이만 왕따를 당하게 할 수 없다는 부모가 들어주는 보험 같았다.
지금의 아이들은 색도 다양해져서 하늘색도 핑크색도 있는데
내 아이들이 다닐 때만 해도 여자 아이는 빨간색이고 남자아이는 검은색이었다.
그땐 도리어 튀는 색이 왕따의 대상이었는데 지금은 튀어야 한다니...
가방은 비싼 것은 가죽으로 가격의 폭이 명품 백의 수준보다 심했는데
유명한 백화점에서 샀다고 하면서 자랑하는 엄마들이 있어 경쟁은 엄청났었다.
사립도 아닌 공립학교를 보내는데 가방부터 장만해야 하는 목록을 보면
교복에 체육복에 체육복을 넣을 주머니에 신발주머니에 물컵 주머니..
이런 것들에는 학반과 이름을 써넣어야 하는데 이런 붙이는 라벨이 또...
이런 모든 것에서 아이들은 자랑을 하고 그런 아이를 보면서 엄마들은 뿌듯해했다.
그러니까 이런 것들에 얽매어 헤어 나오기 힘들어진 일본은 어쩔 수 없어
아예 이런 관례를 즐기는지 혼수 장만하듯이 하는데...
란도셀은 제법 딱딱하니 무겁다.
어렵게 산 가방을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쓰도록 하는데 그래서 6년을 보증해 준다.
이 말이 얼마나 한심한 말인지....
아이가 1학년 때에는 가방이 너무 커서 짐을 짊어지고 다니는 것처럼 보였고
쑥쑥 컸던 아이에게는 4학년쯤 되니 가방이 등에 붙어 있는 것으로 꼴이 말이 아닌데
6학년이 되니 정말 꼴 불견으로 키가 컸던 큰아이는 두 팔을 다 끼지도 못하고 한쪽만 걸고 다녔다
가지고 다녀야 하는 것이 많아졌는데 가방의 크기는 그대로인 것도...
그런데 이런 것을 왜 우리나라에서도 따라 하는지 모르겠다.